오피니언 사설

[사설] 종부세·상속세, 국제 기준과 경제 살리기에 초점 맞춰 개편하라


헌법재판소가 30일 문재인 정부에서 과세 대상이 확대된 종합부동산세법에 대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주택 공시가격 합산 금액이 6억 원이 넘는 이를 납부 대상으로 명시한 옛 종부세법 7조1항, 종부세 과세표준을 법률이 아닌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한 8조1항 등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 결정을 따라야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헌재는 종부세의 적법성 여부를 판단한 것이지 경제 현실과 국제 기준에 맞는 것인지를 따진 것은 아니다. 종부세법은 2005년 시행 당시부터 노무현 정부가 국민 편 가르기 차원에서 도입한 징벌적 포퓰리즘 법안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더구나 정략적 목적에 따라 13차례나 개정되면서 ‘누더기’가 돼 버린 상태다.



국회는 헌재 결정과 무관하게 현실에 맞게 종부세를 폐지하거나 완화해야 할 것이다. 종부세는 세계 유례가 없는 누진형 고세율, 이중과세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 문재인 정부 때 집값 급등을 잡겠다며 최고세율 등을 올리는 바람에 실수요자들마저 ‘세금 폭탄’을 맞았고 세금이 임차인에게 전가돼 전세 가격 폭등을 초래했다. 여러 부작용이 드러나는 바람에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국민 눈높이에 맞는 개편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찬대 원내대표가 실거주용 1주택에 대한 종부세 폐지를 제안했고, 고민정 최고위원은 아예 종부세 폐지를 주장했다. 2026년 지방선거, 2027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수권 정당의 면모를 보여주려면 불합리한 세제 개선에 앞장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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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 개편은 백년대계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 이참에 다른 세법들도 경제 살리기와 글로벌 스탠더드에 초점을 맞춰 합리적으로 손질해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상속세(최고세율 50%) 개편이 급선무다.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올랐는데도 1997년 전면 개정 이래 거의 그대로여서 중산층 세금으로 전락한 실정이다. 기업들은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느라 투자와 일자리 창출, 주가 밸류업은 뒷전으로 미루고 있다. 우리나라의 법인세(최고세율 24%)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정도로 낮춰야 할 것이다. 금융투자소득세는 폐지하거나 유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기업·부자 감세’라는 낡은 프레임에 갇혀 갈라파고스 세제를 고집한다면 신산업 발전과 성장동력 발굴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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