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연착륙 등 금융시장 안정에 힘써달라”고 요청했다.
이 원장은 30일 12개 주요 보험사 CEO와 간담회를 열 “그간 금융시장이 불안할 때마다 보험 업계가 장기 자금을 적시 공급하는 등 자본시장 안정에 크게 기여해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험 업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채권안정펀드를 통해 1조 5000억 원을,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때는 증권시장안정펀드를 통해 1조 3000억 원을 출자한 바 있다. 이 원장은 “금융 당국도 신지급여력비율(K-ICS) 합리화, PF 대출 전후 유동성 관리 목적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 허용 등 실효성 있는 인센티브 방안을 조속히 마련·실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간담회는 올해 보험사 CEO와 갖는 첫 간담회다. 지난해 간담회 이후 개선 결과를 전달하고 보험권 당면 과제 등 업계 주요 현안을 논의하고 보험 산업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원장은 그간 보험 산업이 국내 금융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며 국민 경제에 기여해 왔다면서도 낮은 소비자 신뢰도는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금융 민원의 53%가 보험 민원(4만 9767건)이었다. 그는 “보험 산업이 포화 시장 속 출혈 경쟁으로 ‘민원왕’이라는 불명예를 지고 있는 등 다른 업권 대비 소비자 신뢰도가 낮다"며 “최근 실시한 종신보험 미스터리쇼핑 결과 판매 관행은 전년 대비 개선됐으나 종신보험을 저축성 보험으로 설명하거나 고객에게 불리한 사항을 부실 안내하는 등 여전히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달 7일 발족한 ‘보험개혁회의’를 통해 영업 관행, 상품 구조, 건전성 규제 등 업계 전반에 대한 복합적인 개선 방안을 도출할 예정인 만큼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산·학·관이 참여하는 보험개혁회의는 올해까지 과제별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내년에 최종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보험사 CEO들도 보험개혁회의를 통한 개선 방안 마련에 적극 협조하겠다면서 신회계제도(IFRS17) 안정화, 펫보험 시장 활성화 등 제도적 지원을 요청했다. 보험 산업 성장률은 2021년 2.9%, 2022년 10.8%, 2023년 -6%로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이 원장은 “국내 보험 산업은 성장 한계에 직면하고 인구·기후·디지털 등 3대 보험 환경 변화에 크게 노출돼 있는데도 혁신보다는 출혈 경쟁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소비자 후생을 제고할 수 있는 ‘질적 혁신’, 신사업 발굴과 해외 진출 확대와 같은 ‘시장 개척’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