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US 여자오픈 첫날. 리더보드 상단에는 이름 끝에 ‘(a)’가 붙은 아마추어 선수들이 대거 눈에 띈 반면 톱 랭커들의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까다로운 코스 세팅에 강풍까지 겹쳐 단 4명만 언더파 스코어를 작성한 가운데 겁 없는 아마추어들의 돌풍이 돋보였다.
31일(한국 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랭커스터CC(파70)에서 열린 제79회 US 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는 2021년 이 대회 우승자 사소 유카(2언더파·일본)가 꿰찼지만 그 뒤는 아마추어들이 줄을 이었다.
아마추어 세계 랭킹 15위 아델라 세노섹(네델란드)은 버디 3개와 보기 2개를 묶어 1언더파 69타를 쳐 미국 동포 안드레아 리, 위차니 미차이(태국)와 함께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븐파 70타를 적은 5위 그룹에는 아마추어 랭킹 12위 캐서린 박, 16위 메건 스코필, 83위 애스터리스크 탤리(이상 미국)가 자리했다.
미국 동포인 캐서린 박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한국 양궁 역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서향순의 딸이다.
아마추어들이 타수를 지킨 반면 톱 랭커들은 속수무책으로 타수를 잃고 무너졌다. 대표적인 선수가 올 시즌에만 6승을 쓸어담은 세계 1위 넬리 코르다(미국)다. 코르다는 161야드의 파3인 12번 홀에서 기준 타수보다 7타나 많은 ‘셉튜플 보기’로 10타를 적는 수모를 겪었다. 버디 3개를 낚았지만 10오버파 80타를 쳤다. 코르다와 함께 공동 137위에 처진 선수 중에는 세계 11위 브룩 헨더슨(캐나다)과 14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도 있다. 세계 7위 고진영도 세계 10위 김효주와 함께 공동 70위(5오버파)로 부진했다.
LPGA 투어 통산 12승의 김세영은 “정말 어려운 코스인데 바람도 많이 불었다. 홀마다 페어웨이를 지켜야 하고 그린의 경사도 심하다. 진짜 어렵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래도 그는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맞바꿔 신지은과 공동 5위에 자리 잡았다. 세계 75위 안에 들어 출전 기회를 잡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선수 중에는 김민별이 공동 22위(2오버파)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김수지는 지난해 이 대회 준우승자 신지애 등과 공동 35위(3오버파), 박현경은 이소미·김아림 등과 공동 51위(4오버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