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세수 줄고 소비도 부진,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드는 게 해법이다


기업들의 실적 부진으로 인한 법인세수 급감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수 펑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31일 발표한 4월 국세 수입 현황에 따르면 올 들어 4월까지 국세 수입은 125조 6000억 원에 그쳐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8조 4000억 원 감소했다. 기업의 실적이 저조해 법인세 수입이 1년 전에 비해 12조 8000억 원이나 줄어든 영향이 컸다. 기재부는 “지금 상황을 보면 연간 기준으로 예산만큼 세금이 들어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해 56조 4000억 원의 세수 부족이 발생했는데 올해도 대규모 세수 결손이 날 수 있다는 것이다.

설비투자와 소비도 꺾였다. 통계청의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1.1% 증가했지만 설비투자는 마이너스(-0.2%)를 기록해 두 달 연속 줄었다. 3월에 반짝 증가했던 소매판매도 한 달 만에 다시 감소(-1.2%)로 돌아섰다. 승용차·통신기기 등 내구재 판매 전반이 위축된 탓이다. 올 들어 수출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최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2.5%로 상향 조정했지만 기업과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살아나지 않고 있는 셈이다. 고금리 장기화로 한계 기업과 취약 계층은 심상치 않은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주체는 결국 기업이다. 세수를 늘리고 투자·소비를 살리려면 무엇보다 기업들이 마음껏 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는 기업의 발목에 채워진 ‘모래주머니’ 규제들을 속히 걷어내고 생산과 투자 증대를 위한 세제·금융·예산 등 전방위 지원에 속도를 내야 한다. 여야 정치권도 투자세액공제를 골자로 한 ‘K칩스법’ 등 경제 관련 법안을 서둘러 통과시켜야 한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장인 전영현 부회장이 30일 취임사에서 “과거와 비교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할 정도로 우리 기업들은 치열한 글로벌 생존 경쟁에 직면해 있다. 그런데도 삼성전자 노조는 5.1% 임금 인상도 부족하다며 파업을 선언했다. 노사 공멸을 피하려면 노동계도 강경 투쟁을 자제하고 협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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