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일 “한국을 비즈니스의 글로벌 허브로 한 단계 도약시키기 위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규제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발굴해 과감히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암참은 1953년 설립된 비영리법인 기관으로 한국에서 활동하는 미국 기업 약 800곳이 회원사로 가입해 있다.
이날 이 원장은 자본시장 밸류업을 설명하면서 “앞으로 자금 조달 과정에서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하고 규제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암참 회원사를 포함한 한국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이 성장과 혁신을 위한 경영 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은 자본시장 투자를 유인하기 위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공시할 수 있는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외국인투자가의 공시 정보 접근성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경제 불안 요인으로 꼽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도 시장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사업장별 옥석 가리기를 하고 있다.
이 원장은 “근본적으로 기업들이 주주가치를 보다 중시하는 건전한 지배구조를 형성하도록 유도하겠다”며 “이사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뿐 아니라 주주로 확대하는 방안, 배당소득에 대한 적절한 인센티브 제공, 밸류업 참여 법인에 대한 법인세 감면 등도 관계 부처와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비즈니스 글로벌 허브로 도약할 수 있도록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은 규제도 개선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암참은 3월 ‘한국의 글로벌 기업 아태 지역 거점 유치 전략 보고서’를 통해 노동시장의 경직성, 높은 세율, 복잡한 과세 기준 등을 지적한 바 있다. 이에 이 원장은 “한국에 진입하려는 외국계 회사들의 주요 제약 요인에 대해서도 관계 부처와 함께 합리적으로 정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날 제임스 김 암참 회장 겸 대표이사는 내외부 통신망을 분리하도록 한 ‘망 분리 이슈’를 한국의 특유한 규제 중 하나로 꼽았다. 이 원장은 “현재 금융회사 고유 업무에는 클라우드 활용 등이 아예 안 되고 있는데 어느 범위까지 허용할 수 있을지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금융위원회·금융보안원과 망 분리 규제 합리화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면서 올해 하반기 내용을 정리해 단기 성과를 발표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