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종합부동산세를 납부한 인원 중 절반 이상은 서울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주택에 대한 종부세 기본 공제 금액을 1인당 6억 원에서 9억 원으로 올리는 등 과세 기준을 완화했지만 서울에서는 여전히 종부세 부담이 큰 모습이다.
4일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종부세 납부 인원은 총 49만 5193명으로 이 중 서울 지역 납부 인원은 총납부 인원의 51.5%에 달하는 25만 5204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인원은 전년 대비 61.4% 큰 폭 줄었지만 전체 종부세 납부 인원 중 서울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46.1%에서 2023년 51.5%로 오히려 높아졌다. 서울 거주민 비중은 2020년 55.1%에서 2021년 48.2%로 50% 밑으로 떨어졌다가 3년 만에 다시 50%를 넘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는 결정세액을 기준으로 강남 지역의 종부세액 비중이 전체 서울 지역의 25.5%로 가장 높았다.
문제는 공시가격 인상으로 증가된 세 부담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임차인에게 전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4일 조세재정브리프를 통해 발표한 ‘공시가격 현실화가 주택 시장에 미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공시가격이 10% 상승하는 경우 전세가격은 1~1.3% 정도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증가한 세부담이 세입자에게 전가된 셈이다. 보고서는 다양한 실증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조세 부담을 통해 주택 가격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는 그 효과가 제한적이며, 세 부담 전가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은 조세정책이 아닌데도 세금 부담을 키우고 주택 시장에도 다양한 측면(매매가격, 전세 임대가격, 보유세 부담 등)에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되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