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발생한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이 재조명되면서 밀양시에 ‘불똥’이 튀었다. 가해자 중 한 명이 밀양시의 한 공공기관에 근무한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시의 홈페이지에는 시를 비판하는 글들이 잇달아 올라와 접속이 지연되기도 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밀양시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에도 ‘앞으로 밀양 근처에도 안 간다’, ‘여기가 그 유명한 밀양시 SNS인가’라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7일 밀양시는 부시장 주재로 회의를 열고 대책 방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빗발치는 비판에도 시는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시의 한 관계자는 "유튜브 채널은 언론이 아니니 언론중재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할 수 없고 피해는 있지만 피해가 불분명해 고발하기도 애매하다"며 "민원인들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시 입장에서도 마땅한 방안이 없으니 답답하다"고 전했다.
지난 4·10 총선과 함께 치러진 보궐선거를 통해 취임한 안병구 밀양시장도 부시장 주재 대책 회의 내용을 전달받고 "크게 유감이다"라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자칫 도시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낙인찍힐 수 있어 우려스러우면서도 조심스럽다"며 "조만간 유감 내용을 담은 시장 명의 공식 입장문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은 2004년 12월 밀양지역 고교생 44명이 울산 여중생 1명을 밀양으로 꾀어내 1년간 지속적으로 성폭행한 사건이다. 사건 수사 과정에서 한 경찰관이 조사받던 피해자에게 '밀양 물 다 흐려놨다'는 식으로 폭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분을 사기도 했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울산지검은 가해자 중 10명(구속 7명, 불구속 3명)을 기소하고, 20명은 소년부에 송치했다. 나머지 가해자에 대해서는 피해자와 합의했거나 고소장에 포함되지 않아 '공소권 없음' 결정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