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가 또 다시 여야 합의 없이 야당 독주로 원 구성을 강행하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 법무부 장관 출신 의원 3인방이 나란히 국회 국방위원회에 배치돼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이들 모두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검찰개혁을 둘러싸고 강하게 충돌한 경험이 있는 만큼 국방위가 22대 국회의 ‘태풍의 눈’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회는 이달 10일 본회의를 열고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22대 전반기 상임위원회 배치를 마무리했다. 전체 18개 상임위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곳 중 하나는 국방위다. 국방위에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박범계 의원이 배치됐다. 문재인 정부에서 나란히 66~68대 법무부 장관을 지낸 이들은 당시 국정과제인 검찰개혁을 추진하던 도중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대통령과 마찰을 빚었던 공통분모가 있다.
법률 전문가인 이들이 전공 분야인 법제사법위원회 대신 국방위에 몰린 이유는 22대 국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채상병 특검법’ 재추진과 맞물려있다는 분석이다. 국방위에서 저격수 역할을 맡아 윤석열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야당 정치인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국방위는 외교통일위원회와 함께 대권 주자들이 활동해온 상임위였던 만큼 이곳에서 내공을 쌓으며 몸집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19대 국회 당시 국방위에서 활동했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 역시 21대 국회에서 국방위 소속 위원으로 활약했다.
조국 대표는 11일 창당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 법무부 장관 출신이 셋이나 국방위에 배치됐다”며 “흥미진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채상병 순직 사건’을 두고 범야권이 정부·여당에 대한 강력한 압박 행보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앞서 추 의원도 “채상병 순직사건은 우연한 사고가 아닌 부패 독재권력의 풍토가 한 젊은 생명을 무참하게 버린 것”이라며 국방위 지원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여당 내에서는 드물게 채상병 특검법 찬성 입장을 밝힌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국방위에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