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0억 달러(약 65조 원)에 달하는 보상안을 결정하는 주주총회(13일)를 하루 앞두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각종 악재가 쏟아지고 있다. 스페이스X에서 해고된 직원들은 직장 내 괴롭힘과 성차별을 주장하며 소송을 냈고 인턴 등 여성 사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왔다는 보도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12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스페이스X에서 해고된 8명이 사내에서 성차별과 괴롭힘을 당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고 보도했다. 2022년 머스크의 음담패설 등을 비판하는 서한을 사측에 보냈다가 해고돼 미 노동관계위원회(NLRB)에 구제를 요청했던 직원들이다. NLRB는 올 1월 해고가 부당하다며 스페이스X에 대한 재판을 결정했고 스페이스X는 NLRB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법정 다툼이 진행 중이다. 해고된 직원들은 NLRB와 별개로 민사소송을 낸 것이다.
머스크의 ‘성 비위 문제’를 놓고도 논란이 커지는 양상이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가 2010년대 초반 스페이스X 인턴이던 한 여대생과 성관계를 맺은 후 1년 뒤 정규직 간부급으로 채용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이 직원을 리조트와 자택에 수차례 초대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여성은 2019년 퇴사했으나 채용 당시 스페이스X에서는 갓 대학을 졸업한 직원이 간부급 직책을 맡게 됐다는 데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의견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이와 함께 “머스크가 아이를 낳아달라고 수차례 요청했다”는 스페이스X 전 직원의 이야기도 전했다. 제안을 거부하자 연봉이 동결됐고 결국 회사를 나와야 했다는 것이 해당 직원의 주장이다.
그간 머스크를 둘러싼 소송전과 성추문은 끊이지 않았다. 결혼은 두 번 했지만 혼외자도 많아 확인된 자녀만 10여 명이다. 지난해 출간된 전기에서는 뉴럴링크 임원 시본 질리스에게 정자 기증을 제안해 체외수정으로 이란성 남녀 쌍둥이를 낳았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머스크는 2018년 결정된 스톡옵션이 ‘친(親)머스크 진영’ 이사회를 통해 결정됐다며 소액주주가 제기한 1심 소송에서 졌다. 머스크는 주총을 통해 이를 재확인받아 항소심에서 유리한 ‘증거’를 만들고자 한다. 주총 하루 전까지 진행된 주주 사전투표에서는 머스크에 대한 지지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법원이 투표의 유효성을 인정할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