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에 은행·보험 '뉴머니' 최대 5조 투입…신디케이트론 출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자금순환을 촉진하기 위해 은행·보험업권이 조성하기로 한 신디케이트론(공동대출)이 출범한다. 은행 5곳, 보험사 5곳 등 총 10곳이 최대 5조 원 규모의 신디케이트론을 조성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5개 은행(NH농협·신한·우리·하나·KB국민은행)과 5개 보험사(한화생명·삼성생명·메리츠화재·삼성화재·DB손해보험)이 ‘은행·보험업권 PF 신디케이트론’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부동산 PF의 질서있는 연착륙을 위한 향후 정책 방향'을 통해 PF 시장의 자금융통을 위해 은행·보험업권에서 최대 5조 원의 뉴 머니를 공급하는 신디케이트론을 조성하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은행·보험업권 신디케이트론 참여 금융회사들은 전국은행연합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등과 함께 6차례의 실무회의를 통해 신디케이트론 세부 운영방안을 마련했다.

세부 운영방안에 따르면 우선 은행 80%, 보험사 20% 비율로 1조 원 규모의 공동 신디케이트론을 조성한다. 이후 향후 대출 현황 및 시장 상황 등에 따라 필요 시 최대 5조 원까지 규모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대출 대상 사업장은 일정 정도의 사업성을 확보한 부동산 PF 사업장 중 소송 등 법률 리스크가 없고 대주단 간 분쟁이 없는 사업장이다. 대상 차주는 해당 사업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사업자로 한다.



이번 신디케이트론의 최소 여신 금액은 300억 원 이상이며 주간사가 차주 요건 등을 감안해 조정 가능하다. 주간사는 은행이 수행하도록 했다. 채권액 기준 4분의 3 이상의 채권을 보유한 채권금융기관의 찬성으로 △여신 신규 취급 △조건변경 △연장 등을 의결하는 식으로 운영되지만, 건전성 제고 등을 위해 주간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관이 취급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 원칙적으로 취급하지 않도록 했다. 보험권은 기존 여신시스템, 취급규모 등을 고려해 자산운용사(론펀드)를 통한 단일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한다.

이번 신디케이트론은 차주 유형과 자금 용도에 따라 4개의 유형으로 나뉜다. 경공매 낙찰을 받아 신규로 부동산 PF 사업을 진행하기 희망하는 신규 사업자에게 대출하는 ‘경락자금대출’, 소유권·인허가권을 양수받아 수의계약으로 사업장을 인수해 사업을 진행하고자 하는 차주에게 대출하는 ‘자율매각 사업장 인수자금 대출’, 부실채권(NPL) 금융기관과 NPL 펀드가 부동산 PF 사업장 NPL 할인매입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을 대출하는 ‘NPL 투자기관 대출’, 마지막으로 정상적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공사비 부족 등 유동성 애로를 겪는 사업장에 대출하는 ‘일시적 유동성 애로 사업장 대출’ 등이다.

은행·보험권 신디케이트론을 희망하는 사업자는 ‘은행·보험업권 PF 신디케이트론 운영방안’을 참고해 5대 은행 중 한 곳을 선택, 해당 은행에서 대출 가능 여부와 구체적인 조건 등에 대해 안내받으면 된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신디케이트론이 공공부문의 손실 흡수와 같은 별도 보강 장치 없이 금융업권이 스스로 부동산 PF 연착륙을 위해 민간재원만으로 조성됐다는 점에 대해 큰 의미를 갖는다”며 “은행·보험업권 PF 신디케이트론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고 브리지론의 본PF 전환이 용이해 경·공매 시장에 참여한 참여자의 매수여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