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베테랑의 품격'…배상문 4언더 공동 선두

■ 코오롱 제66회 한국오픈 첫날

KPGA선수권 2위 이어 부활 조짐

"최경주 우승 자극…자신감 찾겠다"

강경남 4언더, '이글' 장유빈 3언더

배상문이 코오롱 제66회 한국오픈 첫날 선두에 올라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오픈 조직위배상문이 코오롱 제66회 한국오픈 첫날 선두에 올라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오픈 조직위




배상문이 코오롱 제66회 한국오픈 첫날 10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을 날린 뒤 공을 응시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오픈 조직위배상문이 코오롱 제66회 한국오픈 첫날 10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을 날린 뒤 공을 응시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오픈 조직위


베테랑에게는 패기 넘치는 젊은 선수들에게 찾을 수 없는 특별한 무기가 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이 그것이다. 큰 상금이 걸린 대회에서는 베테랑만이 갖고 있는 평정심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마스터 키’로 작용한다.

2009년 이후 15년 만에 내셔널 타이틀 대회 코오롱 제66회 한국 오픈(총상금 14억 원) 제패를 노리는 배상문(38)이 이를 몸소 보여줬다. 위기는 파로 막아내고 간간이 찾아온 버디 기회는 놓치지 않는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쳐 리더보드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배상문은 20일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CC(파71)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로 4언더파 67타를 쳐 공동 선두에 올랐다. 10번 홀부터 경기를 시작한 배상문은 첫 홀부터 칩인 버디로 타수를 줄였다. 이어진 11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이후 후반 2번 홀(파4)까지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추가해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갔다. 후반 4번 홀(파3)에서 아쉽게 보기를 범했지만 8번 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을 홀 옆 20㎝에 딱 붙여 손쉽게 버디를 추가한 그는 마지막 9번 홀(파4)을 파로 막아내며 기분 좋게 대회 첫날 경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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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에머슨퍼시픽 오픈 우승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배상문은 2008년과 2009년 연달아 한국 오픈을 제패하는 등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통산 9승을 올려 한국 남자골프의 에이스로 급부상했다. 이후 일본프로골프 투어(JGTO)에도 진출한 그는 3승을 기록하며 국제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는 선수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배상문은 2012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진출해 3시즌 만에 통산 2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그는 2017년 군 복무를 마친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PGA 투어 풀 시드를 잃은 배상문은 역대 챔피언 자격으로 10개 남짓한 B급 대회에 조건부로 출전하고 콘페리(2부) 투어에서 재기를 노렸지만 성과를 얻지 못했다. 현재 시드가 있는 투어는 콘페리 투어 조건부와 2015년 프레지던츠컵 출전 경력에 의한 아시안투어 인터내셔널 시리즈 대회 출전권이 전부다. 그는 이날 부진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연습을 게을리하지도 않았는데 노력이 성적으로 직결되지는 않더라. 골프를 미워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배상문은 국내 무대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재기를 노리고 있다. 그는 2주 전 KPGA 선수권대회에 초청 선수로 출전해 공동 2위를 차지하며 부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는 “우선 2주 전 성적이 좋았고 선두권 경쟁을 하다 보니 오랜만의 설렘과 긴장, 불안 등이 교차하면서 굉장한 전환점이 됐다. 국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자신감을 쌓아 미국 대회에서도 건재함을 과시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달 최경주의 국내 무대 우승을 보고 자극 받았다는 그는 “세대는 좀 다르지만 식지 않는 열정에 있어서는 존경할 수밖에 없고 앞으로 본받아야겠다 생각한다”고 했다.

KPGA 투어 통산 11승의 또 다른 베테랑 강경남(41)도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이며 배상문, 권성열과 함께 4언더파 공동 선두에 올랐다. 지난주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서 1타 차 준우승으로 아쉬움을 삼킨 장유빈은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이글로 한꺼번에 2타를 줄여 변진재 등과 함께 3언더파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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