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 시도하려는 남성을 발견한 한 소방관이 끈질긴 설득 끝에 결국 구조에 성공했다는 미담이 전해졌다.
21일 YTN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11시쯤 당시 비번이었던 전남 진도소방서 소속 윤장군 소방사는 여자친구와 함께 차를 타고 신안군 천사대교를 지나가던 중 위태롭게 다리 난간에 서 있는 한 남성을 발견했다. 갓길에 차를 댄 윤 소방사는 이후 남성에게 접근을 시도했다. 투신 시도하는 남성에게 들키지 않도록 뒤로 조심스레 다가갔고 여자친구는 곧바로 119에 신고했다.
남성의 팔과 어깨부터 잡은 윤 소방사는 "왜 신발 벗고 계시냐"며 "선생님, 뛰어내리시면 안 된다"고 말렸다. 오른쪽 바닥엔 옷과 신발, 담배와 휴대전화 등 남성의 소지품이 가지런히 정리돼 있었다. 끈질긴 설득에도 남성은 대답이 없었다. 윤 소방사는 "처음엔 멍만 때리고 계셨다"며 "가족이나 인적사항을 물어봐도 대답이 없으셨는데, '사장님 결혼하셨는진 모르겠지만 가족을 생각해라'라고 타이르니 더 울먹이시더라"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안되겠다는 생각에 윤 소방사는 난간을 붙잡고 서 있는 남성의 몸을 온몸으로 힘껏 붙잡고 매달렸다. 그러나 남성은 "그냥 가시면 될 것 같다" "그냥 놔두시면 안 될까요"라며 힘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에 소방사는 자신의 직업을 밝혀 남성을 안심시켰다. 그는 "더 이상 말도 안 통해서 '제 직업이 소방관인데 저는 절대 못 놓는다. 제가 어떻게 놓겠느냐'고 말했다"고 했다.
그 후로도 윤 소방사는 남성을 꽉 붙잡고 본부 상황실과 통화하며 공동 대응을 요청했다. 소방과 경찰이 도착한 후에는 남성을 인계했다. 보호자에게 남성이 인계된 것까지 듣고 귀가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