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당시 보복 소비로 명품 시장을 키웠던 중국 MZ세대 사이에서 이제는 한 달에 5만원 미만으로 살면서 저축을 하는 ‘보복 저축’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취업난이 심각한 Z세대 사이에서 이러한 현상이 강하게 나타나는데 이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저축 파트너’를 찾고, 절약하며 사는 법을 공유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했던 ‘거지방’와 유사한 현상이다.
1일(현지 시간) 미국의 경제매체 CNBC는 “중국의 젊은 세대가 '보복 소비가 아닌 ‘보복 저축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복 소비란 그동안 외부 요인에 의해 눌려왔던 소비가 한꺼번에 분출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예가 코로나19 확산으로 급감한 소비가 코로나가 누그러지자 폭발한 경우다.
이에 반해 보복 저축은 소비를 미루고 일부러 저축하는 현상을 뜻하는 신조어다.
중국의 젊은이들이 이 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은 청년층의 일자리가 크게 부족하고, 미중 패권 전쟁 이후 중국 경기가 급랭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의 젊은이들이 미래가 불확실해지자 극단적인 저축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Z세대들은 극단적인 저축 목표를 설정하고, 옷 값을 아끼기 위해 잠옷을 입고 출근하고, 돈을 아끼기 위해 값싼 노인 전용 식당을 이용하며, 목표를 고수할 수 있도록 SNS 통해 ‘저축 파트너’를 찾고 있다.
‘리틀 자이자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26세 한 여성은 SNS를 통해 월 지출 300위안(약 5만 원) 미만으로 사는 방법을 생중계하고 있다. 그는 “월 지출을 300위안으로 제한하겠다”며 집에 직접 기른 식재료와 토마토와 오이, 가지와 닭가슴살 등 제한적인 재료로 하루 세끼를 9.5위안에 모두 해결하는 모습을 SNS에 찍어 올려 화제가 됐다.
또 대부분 젊은이들이 SNS를 통해 '저축 파트너'를 찾고 있다. 파트너는 목표를 고수할 수 있도록 서로 도움을 준다.
이는 세계의 젊은이들, 특히 1997년에서 2012년 사이에 태어난 Z세대가 여행하기 위해 빚을 내는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것이라고 CNBC는 짚었다.
한 여론 조사에서 미국 Z세대의 73%는 저축을 늘리기 위해 지출을 줄이는 대신 은행에서 돈을 빌리더라도 더 나은 삶의 질을 누리고 싶다고 답했다.
그런데 왜 중국 Z세대는 저축에 몰두하는 것일까? 일단 중국 경제가 급격하게 둔화하고 있는데 이는 미중 패권 전쟁 이후 미국이 대중 견제에 나서자 중국 경제는 급랭하고 있어서라는 게 CNBC의 진단이다.
또 젊은 층의 실업률이 20%를 상회하고 있는 점도 이들을 극단적인 ‘보복 저축’으로 몰고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에 일자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중국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IT 관련 직종에 일자리가 적어 중국의 청년 실업률은 한때 20%를 상회했다. 이는 평균 실업률인 5%보다 15%포인트 정도 높은 것이다.
한편 취직이 되지 않아 중국 대학생들이 졸업식에서 시체 놀이를 할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