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이 우리나라의 산업화를 이끌고 부강한 나라가 되는 초석을 다졌다는 사실에는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박 전 대통령의 전기를 제대로 다룬 영화가 없다는 게 아쉬웠고, 그래서 제가 만들기로 했습니다.”
가수 겸 방송인에서 최근 영화 제작자로 변신한 김흥국은 요즘 박 전 대통령과 부인 육영수 여사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 ‘그리고 목련이 필 때면’의 막바지 작업에 여념이 없다.
5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가진 김흥국은 “처음으로 영화 제작에 뛰어들었는데 ‘그리고 목련이 필 때면’은 상업 목적은 아니고 많은 사람이 박 전 대통령 부부의 삶에 대해 알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제작하게 된 것”이라며 “평소 존경하는 박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다큐 영화다 보니 고뇌하고 신경 쓰는 부분도 많다”고 말했다.
그가 박정희·육영수 관련 영화를 만들게 된 데는 올해 2월 개봉했던 초대 대통령 이승만의 삶을 그린 다큐 영화 ‘건국전쟁’의 영향이 컸다. 김흥국은 ‘건국전쟁’을 보고 그동안 자세히 알지 못했던 대한민국의 건국 과정과 이승만의 업적·노력 등에 큰 감명을 받고 울었다고 한다. 그리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다큐 영화도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김흥국은 “‘건국전쟁’의 여운은 하루아침에 가시지 않고 오래갔고,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영화가 없다는 아쉬움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윤희성 감독으로부터 연락이 왔다”며 “윤 감독은 그동안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많은 자료를 수집했다면서 나와 함께 박 전 대통령의 삶을 다룬 다큐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해 가뭄에 단비를 만난 기분이었다”고 영화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김흥국은 즉시 ‘흥·픽쳐스’라는 영화사를 설립하고 3월부터 윤 감독과 함께 ‘그리고 목련이 필 때면’ 제작에 돌입했다. 이 영화는 실록 영상 70%, 재연 영상 30%를 섞은 120분짜리 작품이다. 박정희 역에는 김궁, 육영수 역에는 이수아를 낙점했다. 이들은 평소 연극과 뮤지컬 분야에서 활동하던 배우들이라고 한다.
영화 제작비는 지인들이 도움을 줬다. 그는 “이번 영화는 저예산 영화이고 제작비는 3억 원가량 투입됐는데 주변에 고마운 분들이 제작비를 지원해줬다”며 “일부 보수 단체 등에서도 제작비를 지원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지만 마음만 받고 실제 금액 지원은 정중하게 거절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목련이 필 때면’은 애초 박 전 대통령만을 다루는 영화로 기획됐다고 한다. 그런데 김흥국이 윤 감독에게 “박 전 대통령의 동반자인 육영수 여사를 빼놓고는 박 전 대통령의 삶을 완전히 그려내기 어렵다”고 강하게 어필했고 이에 박 전 대통령과 육 여사 두 인물을 그리는 영화로 제작하기로 했다.
축구광으로도 잘 알려진 김흥국은 육 여사를 영화의 주제로 함께 다루기로 한 것을 축구 경기에 비유했다. 그는 “축구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골을 많이 넣어야 하는데 골을 넣는 선수만큼 중요한 게 바로 도움을 주는 어시스트”라면서 “박 전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잘 이끌어간 것은 육 여사의 훌륭한 내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영화 제목에 목련이 들어간 것도 육 여사가 목련을 좋아했던 게 반영된 것이라고 한다.
영화는 19일 시사회를 열고 다음 달 15일 개봉할 예정이다. 영화 개봉일은 육 여사 서거 50주년이기도 하다. 그는 “영화 시사회에는 박 전 대통령의 딸과 아들인 박근혜 전 대통령, 박지만 EG 회장도 초청할 계획”이라며 “이번 영화 제작은 나에게 큰 도전이고 자부심이다. 영화 시사회 때 아마 눈물을 흘릴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정욱 기자 myk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