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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 알코올 중독 위험 알면서 음주…인류는 결함과 타협하며 '진화'

■인간이 되다

루이스 다트넬 지음, 흐름출판 펴냄





수많은 환경 운동가들이 지금도 ‘플라스틱 사용을 중단하라’고 외친다. 그들의 말을 따르지 않으면 인류가 곧 멸망의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제 누구나 알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는 한 손에 커피가 담긴 플라스틱 컵을 쥐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무엇이 옳은 방향인지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않는다. 술을 많이 마시면 알코올 중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만 술을 끊지 못하는 것처럼, 아는 것과 행하는 것 사이에는 어마어마한 괴리가 있다.



‘오리진’ ‘사피엔스가 알아야 할 최소한의 과학 지식’ 등 ‘인간 시리즈’로 전세계 독자들을 만나 온 루이스 다트넬 영국 웨스트민스터대학 과학 커뮤니케이션 교수는 신간 ‘인간이 되다’에서 인류가 현재의 위기 상황에서도 이를 위기로 느끼지 못하는 이유를 장구한 진화의 역사를 통해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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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발생한 몇몇 오류가 어떻게 인류의 역사를 뒤흔들었는지 사실에 입각해 설명한다. 실제로 인간은 오랜 시간 진보와 퇴보를 거듭하며 진화해 왔다. 예컨대 인간은 직립보행을 하지만 이 자세는 무릎에 큰 부담을 준다. 인간의 뇌는 어떤 동물보다도 우수하지만 대신 이 뇌는 충동적 행동을 초래하는 중독에 취약하다.

저자는 이처럼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발생한 결함을 ‘타협의 산물’이라고 말한다. 신체가 동시에 여러가지 욕구를 완벽하게 충족할 수 없기 때문에 충분히 괜찮은 차선을 추구한다는 것. 이 같은 결함은 인류 초기부터 문제를 야기했다. 인간의 뇌에는 서로 아무 관계가 없거나 다음에 다시 만날 가능성이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가르치려 드는 ‘사회성 소프트웨어’가 있다. 이는 인류가 세대를 누적해 정보를 계승할 수 있도록 기여했지만, 세계 여러 곳에서 독립적으로 농경 사회를 이루도록 독려해 병원체가 종의 장벽을 뛰어넘어 사람도 감염 시키도록 진화하게 만들었다. 인구 밀도가 높아지면서 인류 역사에는 수많은 감염병이 생겨났고 이는 인류 역사에 숱한 굴곡을 만들어냈다.

책을 끝까지 읽고 나면 무기력감에 빠질 수 있다. 코로나19와 기후위기 등 거대한 위기를 지나온 우리는 결국 역사 앞에 나약한 존재일 뿐이란 결론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가 내린 결론은 반대다. 저자는 ‘끝 맺는 말’에서 문자, 백신, 피임 등 인류가 이룩한 수많은 기술적 진보를 언급하며, “인간의 기술적 진보는 우리가 자신의 자연적 능력을 높이고 증대하기 위해, 수많은 약점을 보완하거나 극복하기 위해 펼친 노력을 보여주는 이야기”라고 말한다. 다만 우리가 위기의 시대를 극복하고 다음 역사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한계가 분명한 우리 자신의 독특한 본성을 이해하고 인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만6000원.


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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