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남긴 캐시워크 어플리케이션 사용 후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리뷰는 ‘어머니가 집에만 계셔서 걱정이 돼 캐시워크를 설치해 드렸는데 캐시워크 덕분에 걷기 운동을 시작하면서 몸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도 회복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캐시워크 앱이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순간이었습니다.”
‘국민 만보기 앱’으로 불리는 캐시워크가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8년 전 캐시워크 운영사인 넛지헬스케어를 세운 박정신(사진) 대표는 17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넛지 캠퍼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글로벌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수년 내로 해외 이용자가 국내보다 많아지도록 하겠다는 게 그의 목표다.
北美 누적 다운로드수 218만 건
캐시워크의 해외 누적 다운로드 수는 현재 400만 건을 넘어섰다. 다운로드 2000만 건 이상인 국내보다는 낮은 수치이지만 해외 사업에 집중하기 전에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박 대표는 “과거 별다른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았음에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한국과 비교하면 이용 빈도가 낮지만 오히려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큰 기대를 가지고 지속적인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력 해외 시장은 북미다. 넛지헬스케어는 미국 법인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을 펼치고 있다. 캐시워크는 북미에서 걷기 앱 1위였던 스웨트코인(Sweatcoin)의 하루 평균 사용자 수를 제쳤으며 헬스케어 앱 가운데 하루 사용자 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북미 지역의 캐시워크 누적 다운로드 수는 218만 건을 돌파했다.
이러한 성과는 광고 플랫폼 최적화 기술 덕분이라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넛지헬스케어는 앱 화면에 나오는 광고 노출 시간을 경매처럼 운영하는 고도화된 광고 프로그램을 활용한다. 이 프로그램 덕에 더 효율적으로 광고를 내보낼 수 있어 높은 광고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 수익을 기반으로 앱 사용자에게 보다 좋은 운동 리워드를 제공하는 게 가능하다.
박 대표는 “경쟁 앱들은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의 할인쿠폰을 리워드로 주고 있지만 캐시워크는 아마존 기프트카드와 같이 즉시 일상 생활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보상으로 지급한다”면서 “해외 캐시워크 앱은 한국보다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단순화해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헸다.
넛지헬스케어는 캐시워크의 북미 진출 방식을 다른 국가에도 본격적으로 확대 적용하고 있다. 유럽에선 영국·프랑스·독일·스페인·이탈리아 등 주요 5개국에 서비스를 선보였다. 유럽에서도 한국이나 북미처럼 피부에 와닿는 보상을 제공하기 위해 어디서나 사용 가능한 제휴처를 발굴하는 데 주력했다.
박 대표는 첫 아시아 시장 진출 국가로는 일본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시아 국가 중 소득 수준이 높은 일본은 광고 단가 역시 높기 때문에 사용자들에게 지속 가능한 리워드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일본에도 걷기 앱들이 이미 있지만 통신사 포인트와 같이 즉시성 및 실효성이 부족한 경우들이 많아 소비자들이 가장 필요로 할 만한 리워드가 무엇인지 분석하며 현지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사업 안정…지속 가능성 입증
이처럼 넛지헬스케어가 해외 서비스 확장에 속도를 내는 것은 국내 사업이 안정적인 단계에 도달했다는 판단에서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2023년 연간 기준 캐시워크가 국내 헬스케어 앱 가운데 가장 자주 사용한 앱으로 선정됐다. 한국인이 가장 자주 사용한 앱에서도 카카오톡, 네이버, 유튜브, 인스타그램에 이어 5위를 차지할 정도로 사용 빈도가 높게 나타났다.
실적 성장세도 눈에 띈다. 지난해 매출액이 1056억 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전년 대비 33.3%나 증가한 것이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8.2% 늘어난 125억 원을 기록하며 높은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이 매출을 내는 것도 힘들 뿐더러 영업 이익을 내는 것을 거의 불가능하다는 인식들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넛지헬스케어가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며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도 지속 가능한 형태로 사람들의 건강관리에 기여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자평했다. 이어 “앞으로 해야 할 것보다는 향후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에 집중한 덕에 견조한 실적을 낼 수 있었다”면서 “정말 꼭 해야만 하는 우선순위 높은 일에 회사의 자원을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 대표는 앱 사용의 ‘지속 가능성’도 강조했다. 단순히 다운로드 수가 많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얘기다. ‘금전적 보상’과 ‘촉진 네트워크’를 결합한 동기부여로 사용자의 일상 속 지속 가능한 건강관리를 돕는 캐시워크 서비스 본연의 목적에 충실해야 한다는 게 그의 사업 철학이다.
커머스·의료 서비스로 확장
보상 기반 커머스 서비스인 캐시딜을 확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 대표는 “기존의 모바일 상품권 뿐 아니라 캐시딜을 통해 생수나 과일과 같은 배송식품까지도 구매할 수 있게 됨으로써 사용자의 리워드 선택 다양성이 크게 확대됐다”면서 “현재 캐시딜은 1500개 이상의 제휴 업체를 확보하고 있으며 캐시딜이 전체 포인트 사용액의 3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AI) 기반 초개인화 상품 추천 및 실시간 맞춤형 상품 추천 기능을 선보이는 등 커머스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쉽게 의료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캐시닥 앱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앱 사용자는 건강검진 기록을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고 복잡한 실비 청구 과정 역시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다. 근처 병원과 약국을 예약하면 캐시도 지급받을 수 있다.
박 대표는 “의료 앱을 천명한 서비스들은 많지만 대부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고 사용자 기준으로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 못하다”면서 “캐시닥은 일일 사용자 수(DAU)로 국내 의료 앱 중 1위를 기록 중인데 캐시워크의 리워드 지급 구조를 캐시닥의 핵심 구조로 탑재한 덕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