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이해수 비올리스트 "사람 목소리처럼 짙은 호소력…비올라의 매력 더 알릴 것"

작년 獨 ARD 국제 콩쿠르 우승

접착제처럼 다른 악기 연결 역할

"다양한 음악 연주에 재미 느껴"

내달 평창·예술의전당서 공연

비올리스트 이해수 / 사진 제공=대니얼 들랑(Daniel Delang)비올리스트 이해수 / 사진 제공=대니얼 들랑(Daniel Delang)




“요즘 들어 비올라의 매력을 부쩍 더 느끼고 있어요. 비올라는 샌드위치의 속처럼 균형을 잡아주고 접착제처럼 서로 다른 악기들을 연결해주는 역할이 뚜렷합니다.”



지난해 독일 ARD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후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는 이해수(25·사진) 비올리스트가 22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비올라의 매력을 이 같이 표현했다. 그는 다음달 국내 공연을앞두고 있다.

언뜻 존재감이 떨어지는 악기일 수 있으나 연주자 입장에서는 늘 다른 악기들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고 반응을 빨리 해야 하는 ‘바쁜’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것. 그는 “오히려 솔로 연주만 하라고 하면 지루하다고 느낄 것 같다”며 “실내악과 오케스트라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다 보니 다양한 음악을 연주할 수 있는 게 지금은 재밌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는 독일 오스나브뤼크 오케스트라의 상주 음악가로서 실내악 연주와 협연을 하면서 실내악의 세계에서 비올라의 매력을 새롭게 알게 됐다. 내년에도 독일 슈투트가르트 방송국 오케스트라, 베르크 심포니 오케스트라, 데사우 극장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예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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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바이올린을 연주하다가 만나는 사람들마다 비올라가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해 비올라의 세계에 입문했다. 당시에는 주변 친구들이 많이 하지 않는 악기라 끌리듯 비올라를 선택했는 데 20년 가까이 지난 이제서야 비올라의 진짜 매력을 알 것 같다는 것.

그가 내는 사람의 목소리와 같은 짙은 호소력을 극대화해줄 악기는 삼성문화재단 후원을 받아 사용 중인 1590년 이탈리아산 명악기인 가스파로다 살로다. “악기의 소리를 내고 연주를 할 때 비올라는 하나의 음으로 들리는 게 아니라 사람의 목소리처럼 들려요. 호소력이 짙어요.”

비올리스트 이해수. 사진 제공=대니얼 들랑비올리스트 이해수. 사진 제공=대니얼 들랑


비올라가 내는 음색이 만큼이나 이해수가 표현하는 곡의 세계도 다양하다. 그는 8월 2일 평창대관령음악제에서는 김신 작곡가의 ‘세 개의 즉흥곡’을 초연하고 이어 8월 31일 서울 힉엣눙크 페스티벌 기간 예술의전당 IBK홀의 독주회에서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새로운 곡들과 익숙한 곡의 조화를 이루는 프로그램으로 독주회를 준비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다리우스의 미요의 ‘네 개의 얼굴’, 알베르토 포사다스의 ‘도리포로스’ 요크 보웬의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판타지 작품번호 54’ 등을 소개했다. ‘네 개의 얼굴’은 각기 다른 도시에서 온 여자들의 성격과 특징을 음악적으로 풀어낸 곡이다.

이해수는 “미요의 ‘네 개의 얼굴’을 듣는 순간 이 곡과 작곡가 미요에 푹 빠지게 됐다”며 “사람 목소리와 가장 음역대가 비슷한 비올라로 연주함으로써 서로 다른 네명의 여성의 목소리를 직접 내는 듯한 느낌을 받는 재밌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테크닉과 표현에 있어 가장 어려운 곡으로는 ‘도리포로스'를 꼽았다. 지난해 ARD 콩쿠르 당시 세미 파이널에서 연주했던 곡으로 작곡가에 대한 설명이나 배경 지식 없이 상상력으로 곡을 해석해야 해 어려움이 배가 됐다. 이번에는 조금 더 즐겁게 준비할 수 있었다. 그는 “이번 독주회를 앞두고 포사다스와 직접 대화를 나누며 준비했다”며 “곡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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