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MS)와 소통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글로벌 제약사와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기술이전 혹은 공동개발 형태의 파트너십을 맺고 싶습니다.”
인경수 프레이저테라퓨틱스(이하 프레이저)대표와 박상훈 일리미스테라퓨틱스(일리미스)대표는 22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글로벌 제약사와 바이오벤처의 협업 필요성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프레이저와 일리미스는 서울시와 글로벌 제약사 BMS가 공동으로 주최한 ‘서울-BMS 이노베이션 스퀘어 챌린지’에서 2022년과 2023년 우승한 바이오벤처다. 챌린지에서 우승하면 연구지원금 8000만 원(기업당 4000만 원)과 1년 동안 BMS의 체계적인 멘토링과 코칭 기회가 주어진다. 일정 수준의 성과를 보일 경우 BMS와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는 길도 열려 있다.
프레이저는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을 제거하는 방식의 신약 개발 플랫폼을 보유했다.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루게릭병 등 퇴행성 뇌질환에 접목해 연구 중이며 항암 분야도 병행하고 있다. 일리미스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등 항체 치료제가 독성 단백질을 제거할 때 염증이 유발되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퇴행성 뇌질환과 염증성 질환 분야에서 기존 항체를 대체할 새로운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이들은 서울-BMS 챌린지에 대해 “글로벌 제약사와 소통, 멘토링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라고 입을 모았다. BMS를 ‘길잡이이자 선생님’이라고 언급할 만큼 멘토링부터 국제 네트워크 형성, 커뮤니케이션 역량 강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심한 지원을 받았다. 인 대표는 “BMS라는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우리 기술을 객관적으로 검증받았다는 점에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단발성에 그치는 다른 프로그램과는 달리 1년 동안 안정적이고 연속적인 피드백을 받으면서 글로벌 제약사가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지 배우고 기초 체력을 키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요즘처럼 투자심리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는 국내 제약사와 벤처캐피탈이 바이오벤처를 돕는데 한계가 있다”며 “BMS는 평가 단계부터 본사가 참여해 피드백을 줬고 사업개발팀이 미국에 갔을 때 현지 직원과 소통의 자리를 만들어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프레이저는 멘토링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멘토링 시작 단계인 일리미스는 챌린지를 통해 공동개발 기회를 노린다. 인 대표는 “챌린지에서 배운 글로벌 제약사와의 소통법 등을 바탕으로 공동개발 기회를 만들고자 한다”며 “글로벌 제약사 몇 곳과 공동 개발을 시작 또는 논의하고 있으며 이를 확장하는 게 중장기 목표”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연말까지 플랫폼 최적화를 완료하고 후보 물질로 내년 중 전 임상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며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이전 혹은 공동개발 형태의 파트너십을 맺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국내 바이오벤처가 BMS 같은 글로벌 제약사와 협업하려면 ‘자기 객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인 대표는 “후보 물질이 어떤 작용 기전을 가지며 미충족 수요를 어떻게 개선하고 경쟁 물질과 비교해 얼마나 차별화되는지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며 “너무 많은 데이터를 제시하기보다는 회사가 가진 기술과 꼭 필요한 데이터만 명료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 역시 “연구를 통해 확인된 데이터를 임상수탁기관(CRO)이나 학술지 게재 등을 통해 솔직하고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며 “글로벌 제약사는 방대한 치료 분야를 다루기 때문에 바이오벤처가 원하는 협력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안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한국BMS는 2024년도 서울-BMS 이노베이션스퀘어 챌린지 참가기업을 모집하고 있다. 지원 분야는 종양질환, 심혈관질환, 면역질환, 혈액질환, 신경과학, 중개의학, 세포치료, 디지털헬스, 연구조사기술 등 총 9개 분야다. 바이오 및 디지털 헬스 분야 혁신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으로 창업일로부터 10년 미만인 기업 및 예비창업자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지원 기간은 6월 3일부터 8월 16일까지며, 서류 및 발표 심사를 통해 총 2개의 기업이 선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