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기획사 하이브의 소속 가수들은 지난해 해외에서 93회 공연을 진행했다. 이는 전년도(60회)에 비해 55%가 늘어난 것이다. 또 YG의 블랙핑크는 지난해 38회의 해외 단독 공연을 가졌는데, 전년도에는 24회였다. 국내 아이돌 가수들의 이같은 활약에 힘입어 지난해 K팝 시장의 해외 매출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추세는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의 복귀로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24일 발표한 ‘데이터로 살펴본 K팝 해외 매출액 동향’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3년 K팝 해외 매출액은 전년보다 34.3% 증가한 1조 2377억 원으로 추산됐다. 문광연 측은 “K팝 시장 해외 매출액이 1조 원을 넘은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라고 밝혔다.
문광연은 음반류 상품 수출액, 해외 스트리밍 서비스, 해외 공연 3개 영역 매출액 추정치를 합산해 전체 K팝 해외 매출액을 산출했다.
영역별로는 해외 공연 매출액이 5885억원(47.6%)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음반류 상품 수출액은 3889억 원(31.4%)을 기록해 뒤를 이었고, 스트리밍 서비스는 2603억 원(21.0%)의 매출액을 올렸다.
이중 RBW·YG·SM·큐브·하이브·JYP 등 6대 엔터사 공연 매출액 추정치는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35.0%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벗어나 일상 회복이 이루어진 지난해에는 공연 매출액이 전년 대비 무려 65.6% 증가했다. 또 같은 기간 음반류 상품 수출액은 매년 35.2%, 해외 스트리밍서비스 매출액 추정치는 매년 22.3% 성장했다.
올해 시장은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뉴진스, 에스파, 르세라핌, 아이브 등 기존 가수 외에 베이비몬스터·아일릿 등 올초 데뷔한 가수들이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BTS도 순차적으로 병역을 마치고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 문광연은 “K팝 해외시장의 다변화, 신인들의 활약, 꾸준한 해외 진출 노력 등을 고려한다면 해외 매출액은 올해도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원 측은 “K팝의 해외 시장 진출이 확대될수록 한국 관광과의 연계 가능성, 한국 및 한국산 수출품 인지도 제고 등 산업 전반에 기여하는 부가효과도 점차 커진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향후 부정적인 영향 측면으로 자기 복제 및 콘텐츠 획일화와 함께, 포토카드 동봉 등 일방적 판매에 치중된 마케팅 전략에 의한 음반 구입 직후 폐기 문제 등도 이슈화되고 있다고 분석됐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오시진 문광연 연구위원은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개발, 장기적인 관점의 마케팅 전략 등 개선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