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남은 해피머니 잔액 어떡하나"…'티메프 사태' 전방위 확산에 소비자 ‘패닉’

해피머니 제휴처 거래 중단 공지 잇달아

상품권 사용 차질에 소비자 불만 속출

'티메프' 소비자원·공정위 4000건 신고

25일 해피머니 홈페이지에 올라온 제휴상품몰 판매가 일시중단됐다. 해피머니 캡처25일 해피머니 홈페이지에 올라온 제휴상품몰 판매가 일시중단됐다. 해피머니 캡처




온라인 쇼핑몰 티몬과 위메프(일명 ‘티메프’)의 판매대금 지연 사태가 심화되면서 해피머니·컬처랜드 등 상품권업계까지 기하급수적으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상품권 사용처와 포인트 전환이 줄줄이 제한되자 소비자들은 대거 상품권 중고거래에 나서는 등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해피머니 이용 중단’…속속 사라지는 사용처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상품권업체 해피머니는 전날 홈페이지에 “서비스 임시점검은 당사의 이슈가 아닌 사용처의 사유로 인한 부득이한 조치임을 알려드린다”고 공지했다. 티메프 사태가 불거진 지난 18일부터 해피머니와 상품 판매와 포인트 전환 중단이 공지된 제휴처만 11개에 이른다. 공지가 되지 않았더라도 상품권·쇼핑·외식 등 해피머니 제휴처 대부분도 ‘품절’ 또는 ‘판매 일시 중단’으로 표기된 상태다. 창립 25주년을 맞은 해피머니는 전국 4만 2000여 곳의 판매처를 두고 있다.

해피머니 측은 ‘사용처 사유’라고 판매 중지 이유를 설명했지만 실상은 티메프 사태로 인해 해피머니에도 불똥이 튀는 모양새다. 앞서 티몬이 해피머니 상품권을 1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면서 이 같은 파격 할인이 ‘현금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는 의문이 제기됐는데, 큐텐·티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까지 터지자 제휴처들이 잇달아 상품권 사용과 전환을 중단한 것이다.

비슷한 사정인 컬처랜드는 홈페이지를 통해 “운영사 한국문화진흥은 ‘전자금융업 등록업체(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 및 관리업)’로 전자금융업 관리규정에 따라 상품권 및 선불 충전금을 100% 보증보험에 관리해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공지하며 여론 진화에 나섰다. 반면 해피머니는 별도로 보증보험 가입 여부를 알리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권인 해피머니의 사용처가 줄줄이 사라지면서 소비자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현금성 선물로 인기가 높아 상품권이 자주 쓰인 도서·문화 분야는 하나둘씩 이용 중단을 공지하고 있다. 도서몰 알라딘과 예스24, 교보문고는 전날 “해피캐시의 사용과 환전캐시 환전을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멀티플렉스 CGV·메가박스, 게임사 넥슨과 엔씨소프트 등도 고객들에게 사용 중단을 알린 상태다. 한 쇼핑몰 관계자는 “커뮤니티에 해피머니 이용이 가능한 곳을 정리한 게시글이 올라오면 주문이 폭주해 곤란한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해당 쇼핑몰에서 집중적으로 상품권을 소비하는 일을 막기 위해 상품권 사용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환불도 어려우니 ‘중고거래' 게시물도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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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고거래 플랫폼에 올라온 해피머니 상품권 판매·구매글.한 중고거래 플랫폼에 올라온 해피머니 상품권 판매·구매글.


소비자들은 ‘울며 겨자먹기’ 심정으로 환불을 시도 중이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 해피머니 ‘빠른 환불’은 현재 ‘한도 초과’라고 표시되며 이용이 불가해 시일이 걸리는 ‘일반 환불’을 신청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회사원 정 모(27)씨는 “평소 장보기나 책을 살 때 해피머니 상품권을 사용해 포인트로 전환해두었는데 갑작스럽게 사용이 중단돼 막막하다”이라며 “모든 사용처에서 쓰기 어려우면 휴지조각이나 다름 없지 않나. 환불이라도 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맘카페를 이용하는 40대 주부 A 씨도 “문제가 된 티몬에서 산 상품권도 아니고 평소에 사거나 선물받은 상품권도 이용이 어렵다니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환불이 어렵자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해피머니 판매·교환을 시도하는 게시물도 속속 올라오고 있다. 사태가 일파만파 확대되고 있는 만큼 지나치게 저렴한 금액으로 상품권 판매를 시도할 경우 주의가 요구된다.

‘티메프 사태’ 소비자원 상담건수 2400여 건…본사에는 피해자 ‘집결’


싱가포르 기반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큐텐 계열사인 위메프와 티몬 정산 지연 사태가 점차 확산되자 25일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 앞에서 피해자들이 직원 면담을 요구하며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싱가포르 기반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큐텐 계열사인 위메프와 티몬 정산 지연 사태가 점차 확산되자 25일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 앞에서 피해자들이 직원 면담을 요구하며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티메프 사태로 한국소비자원에 7월 한 달 동안 2391건의 소비자 상담이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티몬이 1879건으로 가장 많았고 위메프 479건, 인터파크커머스는 33건이었다. 특히 정산 문제가 가시화된 24일 하루에만 티몬을 상대로 1490건의 상담이 접수되는 등 빠르게 피해가 확산되는 모습을 보였다. 공정거래위원회에는 지난 23일 254건, 24일 1300건의 소비자 상담이 접수됐다.

정산 지연으로 서울 강남구 위메프·티몬 본사에 상품 환불을 요청하는 피해자들 수백 명이 몰려오며 안전사고 대비를 위해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위메프는 본사로 고객이 계속 찾아오자 안전을 우려해 오전 10시30분 이후 도착자에 대해서는 현장 환불을 진행하지 않고 QR코드를 통한 온라인 접수를 안내했다.

류화현 위메프 공동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은 고객이 가장 급하게 원하시는 환불을 완수하려고 한다”며 “현재까지 (현장에서) 700건 처리를 완료했으며 처리방식 변경으로 속도가 빨라질 것 같다”고 밝혔다.


박민주 기자·이승령 기자·장형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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