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평균 버디 기록 통계를 낸 건 2005년부터다. 지난 19년 동안 라운드 당 버디 1위를 기록한 선수는 ‘2010년의 김대현’이다. 그해 평균 293.57야드를 날리고 장타 1위에 올랐던 김대현은 평균 4.57개의 버디를 잡고 ‘장타 킹’이 됐다.
하지만 김대현 이후 국내 남자골프 무대에서 4.5개 이상 버디를 잡은 선수는 나오지 않고 있다. 남자 프로골퍼들에게 ‘평균 버디 4.5개’는 난공불락과 같은 기록이 됐다.
하지만 올해 14년만에 ‘버디 4.5개 깨기’ 도전에 나선 선수가 있다. 바로 평균 312.71야드를 날리며 드라이브 거리 1위에 올라 있는 장유빈이 주인공이다. 장유빈은 현재 51라운드에서 평균 4.53개의 버디를 잡으면서 평균 버디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올해 장유빈의 활약은 홀로 빛난다. 우승 1회, 준우승 3회, 3위 1회 그리고 4위 2회 등을 기록하면서 제네시스 포인트 1위, 평균 타수 1위(69.33타) 그리고 상금랭킹 2위를 달리고 있다.
장타 1위, 그린적중률 11위(73.89%), 홀 당 평균 퍼팅 2위(1.73개) 등 드라이브샷은 물론 아이언 샷 그리고 퍼팅에 이르기까지 완벽한 3박자를 갖추고 화끈한 버디 사냥을 벌이고 있다.
남자 골프에서 ‘버디 4.5개’가 난공불락의 기록이라면 여자 골프 무대에서는 ‘버디 4.0개’가 넘기 힘든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2008년부터 통계를 내기 시작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평균 버디 4개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4명뿐이다.
KLPGA 투어 평균 버디 부문에서 처음 4개를 넘은 선수는 2016년 평균 4.67개의 버디를 잡은 박성현이다. 그의 애칭처럼 ‘남다른’ 버디 사냥 능력을 보여줬다. 2017년에는 이정은6가 그해 4.20개로 ‘버디 퀸’의 자리에 올랐다. 2018년에는 오지현(4.14개)과 최혜진(4.00개)이 동시에 평균 버디 4개 이상을 잡았다. 하지만 3년 연속 평균 버디 4개 이상 기록 선수가 나오더니 이후 이 기록이 끊겼다.
2019년 김아림 3.89개, 2020년 임희정 3.95개, 2021년 장하나 3.92개, 2022년 윤이나 3.91개 그리고 지난해는 황유민이 평균 3.62개로 버디 퀸의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올해 6년만에 평균 버디 4개 돌파에 나선 선수가 있다. 올해 우승은 없지만 3개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윤이나다. 17개 대회를 끝낸 2024 KLPGA 투어 상반기 결과 윤이나는 평균 4.20개 버디를 잡고 평균 버디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올해 4.0개 이상 버디를 잡고 있는 선수는 현재 윤이나가 유일하다. 평균 타수에서도 2위(70.02타)에 올라 있는 윤이나는 우승 없는 선수 중 상금 랭킹이 가장 높은 5위에 올라 있다. 윤이나는 드라이브 거리 3위(254.02야드), 그린적중률 2위(80.41%)의 막강한 샷으로 버디 사냥에 나서고 있다.
장타력과 높은 그린적중률을 앞세웠다는 점에서 장유빈과 윤이나의 버디 사냥은 ‘닮은 꼴’이다. 과연 두 선수가 난공불락의 기록을 넘을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하반기 국내 남녀 골프 무대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