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SK하이닉스, 이천 M16 생산량 80% 늘린다…HBM에 범용 D램까지 겨냥 [biz-플러스]

10나노급 5세대 생산라인

월 7만장 이상으로 캐파↑

내년 6세대 장비 본격 설치

M15X 등 설비 투자 검토

D램 수요폭증에 적극 대응

SK하이닉스 이천 M16 전경. 사진 제공=SK하이닉스SK하이닉스 이천 M16 전경. 사진 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000660)가 올 4분기부터 내년 말까지 이천 사업장을 중심으로 최신 D램 생산능력을 대폭 끌어올린다.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외에도 모바일·PC 등 주요 매출원에서 D램 주문이 늘어나면서 수요 대응을 위해 공격적인 설비투자에 나서는 모습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4분기부터 내년 말까지 본사가 있는 이천 사업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D램 생산 설비를 구축한다. 설비투자의 중심축은 최신 공장인 M16이다.

M16에는 올 4분기부터 내년 말까지 12인치 웨이퍼 기준으로 월 7만 장 이상의 생산 설비를 새롭게 갖출 예정이다. 이 설비는 10㎚(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5세대(1b) D램을 생산하는 라인이다. HBM용 램과 각종 전자기기에 쓰이는 범용 D램 설비가 포함됐다.

SK하이닉스 메모리반도체 생산공장 내부 클린룸에서 직원들이 웨이퍼를 들고 있다. 사진 제공=SK하이닉스SK하이닉스 메모리반도체 생산공장 내부 클린룸에서 직원들이 웨이퍼를 들고 있다. 사진 제공=SK하이닉스


10나노급 5세대 D램을 잇는 6세대 D램 양산에 관한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2분기께 10나노급 6세대 D램 시험 생산에 들어간 뒤 내년 말에 M16에 본격적인 장비 설치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10나노급 6세대 D램은 이르면 올 8월 말 안에 연구소 내에서 테스트 통과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연구소에서의 10나노급 6세대 D램의 수율이 상당한 수준에 올라온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대만 시장조사 업체인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SK하이닉스 M16의 월간 웨이퍼 투입량은 10만 장 수준이다. 올해 4분기부터 내년까지 SK하이닉스가 M16에 새로운 설비를 갖추게 되면 내년 말 이곳의 생산량은 올해보다 최대 80%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M16의 총 D램 생산능력은 월 20만 장 정도인데 내년 설비투자로 생산 공간을 거의 꽉 채우려는 계획으로도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M16 외 다양한 공장에서 새로운 설비투자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의 신규 D램 기지인 M15X에는 내년 11월 준공과 함께 10나노급 5세대 D램 설비가 곧바로 갖춰질 예정이다. M15X는 월 9만 장 안팎의 웨이퍼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인데 내년에는 이 공간의 약 10%가 채워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천의 또 다른 D램 공장인 M14를 10나노급 6세대 D램 라인으로 전환하는 방안 역시 검토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공격적인 설비투자를 계획하는 것은 정보기술(IT) 시장에서 D램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사상 초유의 수요 부족 사태를 겪었던 SK하이닉스는 설비투자액으로 전년 대비 반 토막 낸 6조 5910억 원을 활용했다. 하지만 올 초부터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D램 수요가 SK하이닉스의 지갑을 열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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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는 HBM은 물론 D램 등 메모리 전반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월간 리포트를 통해 올해 말까지 PC·서버·그래픽·모바일 등 주요 시장에서도 D램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와 내년에는 데이터센터 업계에서 D램 교체 수요가 발생하면서 서버용 제품의 수요 성장률이 20% 중반대를 기록할 것으로도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초부터 엔비디아 등 주요 인공지능(AI) 반도체 고객사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HBM 생산 설비를 갖추는 데 집중했다. 반면 범용 D램 등은 감산했다. 최근 범용 D램의 부족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세계 D램 시장에서 3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고 제품 가격과 공급량에 큰 영향을 미치는 회사”라면서 “HBM 투자에 ‘올인’하면서 다가올 범용 D램 공급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측은 이 사안에 대해 "회사의 기술 로드맵과 설비투자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낸드서도 'AI發 호조'…SSD 수출액 2배 증가


SK하이닉스 청주 M15 전경. 사진제공=SK하이닉스SK하이닉스 청주 M15 전경. 사진제공=SK하이닉스


올해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를 기반으로 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출액까지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주력인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뿐 아니라 낸드 사업도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의 영향을 받아 판매 호조세를 띤 것으로 해석된다.

29일 한국무역통계 정보포털(TRASS)에 따르면 충북 청주시의 올 상반기 SSD(HS코드:852351) 수출액은 약 5억 186만 달러(약 6938억 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수출액(2억 7231만 달러)보다 84%나 늘어난 수치다. 청주시에는 M15 등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SSD 공장이 있다. 청주시의 SSD 수출액으로 회사의 낸드 사업 현황을 가늠할 수 있다.

SK하이닉스의 SSD 수출이 크게 개선된 것은 AI용 저장장치 수요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SSD는 전자기기의 연산에 활용되는 데이터를 반영구적으로 저장하는 장치다. 기존 데이터센터에는 하드디스크가 쓰였지만 AI용 데이터센터는 연산해야 할 정보가 크게 증가하면서 용량과 전력효율성에서 훨씬 앞선 SSD를 채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수요 부족으로 감산을 택했던 SK하이닉스도 SSD 생산량 확대를 위해 생산능력을 서서히 늘리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자회사인 솔리다임 역시 밀려드는 기업용 SSD 주문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5일 회사의 2분기 실적 발표회를 통해 “현재 수요가 증가하는 고용량 기업용 SSD의 판매를 확대하고 있고 이를 위해 일부 낸드 공장의 가동률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강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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