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축구장 미사일 공격에 대한 보복에 나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고위 사령관을 살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사회는 헤즈볼라가 추가적인 공격에 나설 지 주목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30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단행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지역 공습으로 헤즈볼라 고위급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가 사망했다고 31일 발표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번 공습으로 슈크르가 사망했다"며 "그는 많은 이스라엘인의 피를 손에 묻혔다. 오늘 밤 우리는 우리 국민의 피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그리고 이를 위해 우리 군대가 손을 뻗을 수 없는 곳은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큰 폭발음과 함께 연기가 솟아 오르는 장면이 목격됐고, 이번 공격으로 어린이 2명을 포함한 민간인 3명이 사망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헤즈볼라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가운데 레바논 알 마나르 TV는 레바논 보건부 발표를 인용해 헤즈볼라의 의사결정 기구인 슈라 의회 주변에서 발생한 공격으로 3명이 사망하고 74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슈크르는 헤즈볼라 사무총장 하산 나스랄라의 전시 고문이자 핵심 보좌관으로, 지난 27일 이스라엘 공습을 주도한 인물로 지목됐다. 헤즈볼라는 지난 27일 이스라엘이 점령한 골란 고원에 대한 미사일 공격에 나섰다. 이번 공격으로 미즈달 샴스 마을의 축구장에서 청소년 등 12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 일간지 하레츠는 슈크르에 대해 미군 241명이 숨진 1983년 베이루트 주둔 미 해병대 폭탄 테러 사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국은 그에게 현상금 500만 달러(약 69억2300만 원)를 내걸기도 했다고 전했다.
지난 27일 헤즈볼라의 미사일 공격 이후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이 보복에 나설 경우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다만, 이날 공격 이후 헤즈볼라가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고, 이스라엘군도 베이루트 공습을 통해 골란 고원 공격에 대한 대응을 마무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스라엘 언론들은 보도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 대변인은 "이스라엘군은 어떠한 시나리오에도 완벽히 준비돼 있다"면서도 "우리는 전쟁을 확대하지 않고 적대행위를 해소하길 원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