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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제(GLP-1), 알츠하이머 진행 18% 완화"

英연구팀, 국제콘퍼런스서 발표

부작용도 기존 치료제보다 적어

동아에스티 등 개발 경쟁 가세





비만치료제로 사용되는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이 알츠하이머 진행을 18% 완화하는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알츠하이머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치료제가 단 3개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부작용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한 분야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연구개발(R&D)이 한창인 가운데 이번 연구 결과가 새로운 질적 도약을 만들어 낼지 관심이다.



31일 미국 CNN과 NBC 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신경과학 교수인 폴 에디슨 박사는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리고 있는 알츠하이머협회 국제콘퍼런스(AAIC)에서 경증 알츠하이머 환자 204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했다. 노보 노디스크의 당뇨병 치료제 빅토자와 비만치료제 삭센다 등 GLP-1 작용제의 일종인 ‘리라글루타이드’를 투여받은 환자들이 위약을 투여받은 집단과 비교할 때 1년 이후 인지기능 저하가 18%가량 느려진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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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허가 받은 알츠하이머 치료제들의 부작용이 뇌 부종 및 출혈 위험인 것과 달리 메스꺼움 등 다른 GLP-1 약물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점도 특징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현재 자체적으로 경도 인지장애 또는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 3000여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 실험을 2건 진행하고 있다. GLP-1 작용제인 ‘세마글루타이드’를 투여하는 실험 결과는 2025년 발표될 예정이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은 이제 막 열리기 시작한 분야다. 현재까지 FDA 허가를 받은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3건에 불과한데 모두 부작용 이슈가 남아 있다. 2021년 미국 바이오젠이 개발한 ‘아두헬름’이 처음 승인을 받았지만 효능 논란 속에 상업화가 중단됐다. 지난해 7월 승인된 일본 에자이와 바이오젠의 ‘레켐비’는 뇌 출혈 등 부작용과 함께 여성에는 효과가 떨어진다는 후속 분석 보고로 최근 유럽의약품청(EMA)이 승인을 거부했다. 올해 7월 FDA 승인을 받은 미국 일라이 릴리의 ‘키썬라’는 인지기능 저하 감소 효과가 레켐비보다 높지만 부작용 비율이 2배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작용 등의 연구 결과에도 알츠하이머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워낙 큰 만큼 글로벌 제약사들을 포함해 다수의 제약사들이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동아에스티가 ‘DA-7503’ 후보 물질을 알츠하이머병·타우병증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동아에스티는 AAIC에서 ‘타우 병증 개선과 뇌척수액 내 타우 감소 효과’를 주제로 비임상 연구 데이터를 발표한다. 알츠하이머는 뇌세포 속 타우 단백질에 인산기(Phosphate Group)가 과도하게 붙는 ‘과인산화’가 발생하면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아에스티는 올해 5월 건강한 성인과 노인 72명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1상 시험을 시작했다.

샤페론도 자체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병 치료 후보 물질 ‘누세린’의 전임상 결과를 AAIC에서 발표한다. 현재 국내 임상 1상 연구가 진행 중이다. 샤페론은 알츠하이머성 치매에 걸린 생쥐에 누세린을 경구 투여해 인지기능이 탁월하게 개선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뷰노는 경도인지장애에서 알츠하이머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미리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해 AAIC에서 발표한다. 내년 미국 출시 예정이다. 한편 2020년 기준 전 세계 알츠하이머 환자는 5400만 명을 넘어섰다. 오는 2050년까지 약 1억 3100명의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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