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가계대출 급등세를 막기 위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상하는 가운데 예·적금 금리는 잇따라 인하하고 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등 당분간 시장금리와 예금 금리 하락세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돼 은행권의 차익이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5일부터 일반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만기에 따라 0.15~0.2%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만기가 6개월 이상~12개월 미만인 경우에는 금리를 연 2.3%에서 연 2.15%로 낮추고 12개월 이상~24개월 미만은 연 2.6%에서 2.4%로 인하한다. 만기가 24개월 이상인 일반정기예금의 금리는 일제히 0.2%포인트씩 떨어뜨릴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이달 2일부터 주요 예·적금 금리를 최대 0.2%포인트 인하했다. 신한S드림정기예금과 쏠편한정기예금은 만기가 3년 이상인 경우에 한해 금리를 기존 연 3.0~3.15%에서 모두 연 2.95%로 낮췄다. 또 만기가 3년 이상인 신한S드림적금과 신한연금저축왕적금도 금리를 0.1~0.2%포인트씩 하향 조정했다.
반면 은행 대출금리는 시장금리 흐름과 반대로 오르고 있다. 이달 2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는 연 3.030~5.204% 수준이다. 2주 전인 지난달 19일(연 2.840~5.294%)과 비교해 하단이 0.190%포인트 올랐다. 이 기간 혼합형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연 3.204%로 0.141%포인트 떨어졌으나 당국의 가계대출 옥죄기에 은행들이 가산금리 등을 붙여 대출금리를 올린 영향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