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맨’ 로드리게스, 필드와 영원한 이별…향년 88세

검객처럼 퍼터를 휘두르는 ‘스워드 댄스’로 유명했던 치치 로드리게스(미국)가 타계했다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등이 9일(한국시간) 전했다. 향년 88세.

1935년 10월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서 태어난 로드리게스는 본명(후안 안토니오) 보다는 ‘치치’라는 애칭으로 더 알려졌다. 치치는 어릴 때 야구를 하면서 불렸던 애칭이다. PGA 투어에서 8승을 거둔 그는 챔피언스 투어에서도 22승을 거뒀다. 1992년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가난한 사탕수수 농장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난 로드리게스는 골프장 캐디로 일하면서 골프를 배웠다. 처음에는 나뭇가지로 빈 깡통을 맞히면서 골프를 익혔고 12살에 67타를 칠만큼 천부적인 소질을 보였다.



1960년부터 PGA 투어에 뛰어든 그는 멋진 세리머니를 자주 보여줘 ‘쇼맨’으로 불렸다. 특히 중요한 퍼팅을 성공한 후에는 퍼터를 검객처럼 휘두른 뒤 칼집에 꽂는 세리머니를 펼쳐 팬들을 열광시켰다. 이 세리머니는 투우사가 황소를 칼로 찔러 숨통을 끊은 뒤 벌이는 동작에서 비롯됐다. 어렵게 성장한 그는 생전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데도 앞장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