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도시가스 요금 올리는 것을 반대합니다." 광주상공회의소 일부 회원사들이 하나 같이 볼멘의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이상하다. 정작 광주상공회의소는 공식적으로 ‘도시가스 요금을 올리자’는 입장문을 낸다. 마치 모든 경제인(광주상공회의소 회원 모두)이 동조한다는 것처럼 말이다.
다수가 아닌 특정기업 대변인을 자처하고 소상공인, 서민들은 안중에도 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광주상회의소의 ‘수상한 입장문’이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광주상공회의소가 지난 9일 낸 ‘도시가스 요금 조정 관련 지역 경제계 입장문’에서 지역 도시가스 소매요금 조정과 관련, 지역민과 자영업자, 기업인 모두 수긍하는 합리적인 인상 방안 마련을 요청했다. 지역 역시 인건비를 비롯한 도시가스 관로 설치, 안전관리 비용 확대 등 가스공급에 필요한 제반 비용들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매요금은 과거 10년 중 단 한번 2017년도에 0.2%(1.52원) 소폭인상에 그치면서, 광주는 2017년 9월 이후 월 평균 도시가스 요금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지역으로 기록되기도 했다는 등의 입장문을 적었다. 맨 마지막에는 친철하게도 한상원 광주상공회의소 회장 이름을 못 박았다.
그러면서 비판을 의식한 듯 안전장치도 단 모양새다. “고금리, 고물가에 따른 경제난 속에서 가스요금의 인상을 바라는 지역민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며, 경기침체에 따른 매출 감소로 경영난에 허덕이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중소기업에게도 가스요금 인상은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이 같은 광주상공회의소의 입장문을 접한 광주시민들은 “기업인들은 서민들은 안중에도 없이 모두 한통속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더욱 아이러니 한 것은 일부 기업인들은 “내가 언제 도시가스 요금 올리는데 찬성했느냐”고 광주상공회소를 비판했다.
이번 입장문은 특정기업을 위해 광주상공회의소 내부에서 의도적으로 입장문을 배포한 의혹이 제기된다. 이에 광주상공회의소에서도 전체 회원사의 입장은 아니다고 인정했다. 단, 에너지요금 현실화를 계속 미룬다면 결국 시민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으므로, 당장의 부담과 고통을 피하는 것이 아닌 합리적인 해법을 찾을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는 것이 필요해 이번 입장을 냈다는 설명이다.
한편 장바구니 물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가운데 전기요금에 이어 도시가스 요금까지 인상될 경우 서민가계의 부담은 커질 것이라는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7월 광주 소비자물가는 지난해보다 2.8% 상승하면서 전국에서 전남(2.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