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단독]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 때도 ‘보수성향 단체’ 강연 2번했다

작년 9월 25일 서울대 ‘트루스포럼’ 강연

동성애 반대 내용 다뤄져…국감서도 논란

작년 2월도 포럼서 강연…좌파 선동 비판

포럼, 朴 탄핵 반대 등 기독교 보수 성향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1일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이 있는 서울 강남고용노동지청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1일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이 있는 서울 강남고용노동지청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작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시절 특정 보수성향 단체로부터 초청 강연을 두 번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사노위 위원장이 된 이후에도 보수 인사로 평가받을 행보를 했던 셈이다. 경사노위는 대통령 소속 사회적 대화기구로서 이 곳의 위원장은 장관급이다.



12일 고용노동부와 경사노위 등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작년 2월 27일과 9월 25일 ‘트루스포럼’ 초청으로 두 번 강연했다. 2월 27일 강연은 김 후보자가 ‘노동문제의 이성과 현실-나는 왜 전향했나’를 주제로 두 시간 가량 이뤄졌다. 9월 25일 강연은 경사노위 공식 행사와 트루스포럼(81회 강연) 초청 성격을 지녔다. 경사노위는 당시 강연을 제3차 ‘청년 경청콘서트’라며 경사노위가 개설한 별도 홈페이지인 ‘노동을 말하는 보통의 청년’에 강연 영상을 게재했다. 작년 9~12월 11번 개최한 경청콘서트는 각계각층의 청년 목소리를 듣는 취지의 경사노위 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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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강연 내용 중에는 사회적으로 찬반이 갈리는 이념 지향적인 주제가 담겼다. 김 후보자는 2월 강연 중 좌파 선동을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 9월 강연에서는 트루스포럼 대표가 동성애를 반대하면서 일부 인권성평등 교육이 동성애 옹호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이 강연 내용은 작년 10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경사노위 국정감사장에서 질타를 받기도 했다. 당시 환노위 위원 신분으로 국감을 했던 우원식 국회의장은 “경사노위가 9월 연 ‘청년 경청 콘서트’의 발제(당시 콘서트 영상)를 보니, ‘서울대뿐 아니라 정부 지원 사업 받을 때도 성희롱·성평등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고 서약서를 쓰는데, (이는) 기업 경영을 침해하는 전체주의 방식이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라고 지적했다. 임 의원은 “(발제 내용이) 사실이면 경사노위 문제는 매우 심각하고 엄중하다”며 “성평등 교육과 성희롱 예방은 법적인 것이고 이걸 법치라고 한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 (경사노위가) 잘못됐다고 지적해야 한다”고 같은 목소리를 냈다. 김 후보자는 9월 강연에서 포럼 대표의 강연에 대해 별다른 지적을 하지 않았다.

트루스포럼은 2019년 서울대 학생들이 기독교 보수주의를 알리고 논의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2017년 서울대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반대 대자보를 붙이면서 먼저 유명세를 탔다. 2020년에는 조국 당시 전 법무부 장관이 이 포럼을 극우라고 표현했다가 모욕죄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경찰은 같은 해 4월 혐의가 없다고 보고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김 후보자는 경사노위 위원장이 되기 전 극우·반노동 발언으로 노동계와 민주당 등 야당으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김 후보자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있던 이런 발언 게시물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경사노위 관계자는 “경청 콘서트는 청년이 원하는 자리라면, 위원장이 현장에 가 현장 목소리를 듣는 행사였다”며 “트루스포럼의 활동과 강연 결정은 무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경청콘서트는 다양한 청년 목소리를 가감 없이 듣기 위한 취지로 시작했다”며 “트루스포럼 외에도 취준생, 아르바이트생, 고졸취업자, 대리운전기사 등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양종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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