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해운·물류 계열사 현대글로비스(086280)가 아시아나항공(020560) 화물사업부 인수에 1500억 원을 투자한다. 세계 3위 자동차 운반 선사인 현대글로비스가 기존 강점을 가진 해운과 육상에 이어 항공운송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13일 현대글로비스는 1500억 원을 투자해 ‘소시어스 제5호 기업재무안정 사모투자 합자회사’ 지분 34.9%를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 주체인 에어인천컨소시엄의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하는 것이다. 소시어스 제5호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인수하는 에어인천 지분 80.3%를 보유하고 있다. 기존 에어인천컨소시엄은 대주주인 소시어스 프라이빗에쿼티(PE), 인화정공, 한국투자파트너스 PE본부,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으로 구성돼 있다.
현대글로비스의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전 참여 소식은 매각 초기부터 꾸준히 들려왔다. 그러나 현대글로비스는 항공운항증명(AOC)이 없어 인수전 전면에 설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결과를 기다렸다가 에어인천으로 최종 결정되자 투자를 확정 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현대글로비스는 종합 물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뜻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시장에서는 기존 해운과 육상에 치우친 운송 인프라를 항공까지 확장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였다. 앞서 이규복(사진) 현대글로비스 대표는 올 6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미래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면 인수합병(M&A)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맥락에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전 참여가 향후 에어인천 인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존재한다. 소시어스는 내년 7월께 에어인천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합병한 후 기업공개(IPO)를 하겠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사모펀드(PEF)인 소시어스 입장에서는 이 과정에서 엑시트를 계획할 것이고 현대글로비스가 인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현대글로비스는 항공 물류 분야 확대를 통한 물류 경쟁력 강화를 계획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인천국제공항 제2공항 물류단지에 첨단 자동화 설비를 갖춘 글로벌물류센터(GDC)를 내년 중 완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