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이 2년 전 CJ ENM·스튜디오드래곤과 함께 설립한 일본 합작 조인트벤처(JV) ‘스튜디오드래곤 재팬’의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양 측의 합작법인을 통한 협력은 종료되지만 일본 시장 공략과 협업은 계속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은 지난 5월 스튜디오드래곤 재팬의 보유 지분 전량인 보통주 1만 5000주, 20% 가량을 570만 달러에 매각했다. 인수 주체는 스튜디오드래곤 재팬으로, 네이버웹툰의 지분은 자사주로 편입된다.
스튜디오드래곤 재팬은 2022년 상반기 3사가 공동으로 300억 원을 출자해 설립한 법인이다. 네이버웹툰의 일본 플랫폼 라인디지털프론티어의 지식재산(IP)을 바탕으로 글로벌향 드라마 제작에 나선다는 계획이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다만 일본 시장의 규모와 잠재력이 큰 만큼 양 측의 일본 공략은 계속된다. 2021년 기준 일본 콘텐츠 시장 규모는 약 250조 원으로 세계 3위다. 일본은 아직까지 TV와 내수 시장 중심인 데다 글로벌향 작품이나 OTT 작품에 익숙하지 않아 K콘텐츠가 성장할 여지가 많다. CJ ENM은 일본 최대 방송사 중 하나인 TBS와 지난 5월 손잡고 향후 3년간 드라마 3편을 제작하기로 했다. CJ ENM의 미국 제작사 피프스시즌은 일본 애니메이션 기업 토호로부터 2억 5000만 달러를 투자받기도 했다.
스튜디오드래곤도 일본을 포함한 해외 공략을 추진하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 관계자는 “올해 초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내 남편과 결혼해줘’를 일본어 드라마로 기획 중에 있으며, 일본 드라마 제작 확대를 위해 일본 내 크리에이터 및 사업자들과 다수의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네이버웹툰에게도 일본 시장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내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가운데 2분기 일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늘었다. 월간유료이용자수(MPU) 역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거래액도 상승 추세다. 만화의 본고장인 일본 공략의 상징성도 있다. 라인망가와 이북재팬의 합산 연간 거래액은 지난해 1000억 엔을 돌파했다. 네이버웹툰은 시장 공략 가속화를 위해 영상화 등에도 힘을 쓰고 있다. 네이버웹툰 산하 제작사인 스튜디오N은 일본 최대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토에이와 손잡고 ‘고수’ 등을 제작한다.
지난 6월 공모가 21달러에 상장한 네이버웹툰은 2분기 실적에서 어닝 미스를 기록하며 지난 9일 40% 가량 폭락했다. 13일(현지 시간) 9.64% 상승한 13.1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으나 공모가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 네이버웹툰 입장에서도 사업과 비용 효율화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모회사인 CJ와 네이버가 지분을 통한 우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양 측의 협력은 계속 이어진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가 네이버웹툰 원작의 드라마이며, 올해 tvN에서 방영될 ‘정년이’도 네이버웹툰 원작이다. 스튜디오드래곤 관계자는 네이버웹툰 지분 매수에 대해 “자체 지분 확대를 통해 일본 사업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