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巨野 금투세 놓고 우왕좌왕, 투자자 혼란 증폭시키지 말아야


더불어민주당이 금융투자소득세 내년 시행 여부를 놓고 갈피를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면서 투자자 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의 입장은 오락가락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10일 “금투세를 예정대로 (내년부터 시행) 하는 게 정말로 맞느냐”며 과세 유예론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진성준 정책위의장 등은 ‘예정대로 내년 시행’을 주장하며 제동을 걸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같은 달 25일 “5년간 5억 원 정도 버는 것에 대해선 세금을 면제해주자”고 운을 떼더니 이달 13일에는 아예 “(금투세를) 유예하거나 일시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겠다”고 말했다. 자신의 완화론이 내년 금투세 시행을 전제로 한시적으로만 적용하는 방안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전 대표가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당내 여론은 갈수록 강경해지고 있다. 당내 정책 모임 ‘더좋은미래’는 “금투세를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고,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두관 후보도 “금투세 유예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일부 의원은 연간 5000만 원인 금투세 기본 공제 한도를 1억 원으로 올리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탄력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5000만 원의 기본 공제조차도 과도하다는 시각이 당내에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민주당이 2022년 발간한 보고서에는 5000만 원의 기본 공제에 대해 “지나친 혜택”이라는 주장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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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증시는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와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여파 등으로 출렁이고 있다. 그럼에도 거대 야당은 투자자를 안심시키기는커녕 해묵은 과세 논쟁으로 시장 불확실성을 더 키우고 있다. 1988년 금투세와 유사한 ‘주식양도세’를 도입했다가 주가 폭락을 경험한 대만의 전례가 있는데도 민주당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종합부동산세 재검토 입장을 밝혔다가 당내 반발로 물러선 적도 있다. 게다가 금투세 유예마저 불발시킨다면 시장과 유권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 이 전 대표가 최근 외치는 ‘먹사니즘(국민이 먹고사는 문제 해결)’이 진심이라면 금투세 시행을 미루고 제도 폐지나 장기간 유예를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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