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폭염 속 지하철역 '찜통'인 이유…서울 1~8호선 역 50곳 냉방시설 없다

냉풍기 가동 못하는 경우도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에 전원 코드가 뽑힌 냉풍기 1대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에 전원 코드가 뽑힌 냉풍기 1대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올 여름 극심한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 지하철역 중 상당 수가 예산 부족 및 시설 노후화 등의 이유로 냉방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거나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밀폐된 지하 역사에서는 더위로 인한 불편이 가중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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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교통공사(이하 공사)에 따르면 공사가 운영하는 서울 지하철 1∼8호선 275개 역사 중 50곳(18.18%)에는 냉방시설이 없다.

50곳 중 24곳은 2호선 성수역처럼 야외에 있는 지상 역사라는 이유로 냉방시설 설치가 불가능하다. 나머지 26곳은 지하 역사로 2호선 아현·충정로역 등 4곳, 3호선 경복궁·남부터미널역 등 18곳, 4호선 서울·신용산역 등 4곳이다.

공사에 따르면 이들 역사 대부분이 만들어진 지 오래돼 설계 당시 고려되지 않았던 냉방시설을 설치하려면 전면적인 리모델링이 필요하다. 역 1곳당 소요 예산은 630억 원 이상으로,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공사의 재정 여건으로는 개선이 어려운 상황이다.

공사는 승객 불편을 줄이기 위해 지상 역사의 경우 고객 대기실에, 지하 역사에는 이동식 냉풍기를 놓는 등 대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올 여름의 폭염 속에서는 큰 효과가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냉풍기와 같은 냉방 기기가 있어도 역 구조 때문에 전원 코드를 연결하지 못하거나 누전 차단기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작동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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