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노동조합 지형을 양분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노사정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복귀할 가능성이 더 낮아지고 있다. 민주노총은 경사노위가 정부 주도 대화기구란 점에서 강한 거부감이 있다. 여기에 국회에서 새로운 사회적 대화 참여까지 제안받은 상황이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21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을 찾은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 “민주노총은 사회적 대화를 일방적으로 거부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갈등을 풀어가는 정형을 만들고 신뢰를 형성한다면,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대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우 위원장이 “국회를 통해 사회적 대화를 진행하면 국민 모두에게 이익”이라고 국회판 사회적 대화를 제안한 데 따른 긍정적 답변으로 해석된다. 현직 국회의장이 민주노총 건물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노총은 1998년 경사노위 전신인 노사정위원회에 참여했다가, 정부의 정리해고와 파견근로제 도입에 따른 반발 차원에서 탈퇴했다. 2018년 노사정대표자 회의에 복귀했지만,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정안에 반대하면서 다시 경사노위를 떠났다. 경사노위에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만 참여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현 정부의 국정에 대해 강하게 반발해왔다. 신임 경사노위 위원장도 아직 민주노총 지도부를 공식적으로 만나지 못한 상황일 정도다. 사회적 대화 참여를 요구받는 민주노총 입장에서는 경사노위가 아니라 국회판 사회적 대화란 새로운 선택지를 마주한 상황이 됐다.
우 의장이 주도하는 국회판 사회적 대화는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우 의장이 직접 민주노총뿐만 아니라 한국노총,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주요 노사 단체를 만나 참여를 제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