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적 담배 제조 회사인 일본담배산업(JT)이 미국의 담배 제조 업체인 벡터그룹을 3780억 엔(약 3조 4782억 원)에 인수한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JT는 올해 안에 벡터그룹의 주식 전부를 모두 취득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4위의 담배 제조 기업인 벡터그룹은 저가 궐련인 ‘몬테고’가 대표적인 판매 제품이다. 지난해 매출 14억 2400만 달러(약 1조 8975억 원), 순이익 1억 8300만 달러(약 2443억 원)를 기록하는 등 안정된 수익 구조를 갖췄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JT는 2007년 영국 담배 제조 회사 갤러허를 약 2조 2000억 엔(약 20조 2200억 원)에 인수했고 10여 년 만인 2018년 방글라데시 현지 담배 제조 회사를 1645억 엔(약 1조 5122억 원)에 매입하면서 몸집을 불려왔다. 그리고 이번에 6년 만에 기업 인수에 다시 나서는 셈이다.
닛케이는 “필리핀이나 러시아 등 해외에서 궐련 가격이 오르며 JT의 실적은 견고한 편”이라며 “해외 매출액 비중이 높은 가운데 엔화 약세도 겹쳐 JT의 수익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짚었다. 닛케이는 JT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침체됐던 실적을 회복하는 데 속도를 내는 가운데 가열식 담배의 점유율 확대를 우선순위로 꼽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아이코스’를 판매하는 미국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의 2022년 세계 시장점유율은 72%인 데 반해 JT는 5%에 그쳤다. JT의 점유율은 최근 5년간 거의 변하지 않았다. 닛케이는 “JT는 벡터그룹의 안정적 현금 흐름을 토대로 가열식 담배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데라바타케 마사미치 JT 사장은 2026년까지 가열식 담배에 4500억 엔(약 4조 1366억 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아프리카 등 새로운 시장 개척도 검토하고 있다.
궐련으로 얻은 수익 덕에 곳간도 넉넉하다. JT의 현금 실탄은 약 1조 엔(약 9조 1924억 원)으로 2018년보다 네 배 늘었다. JT의 올해 연결 순이익은 전년 대비 2% 감소한 4750억 엔(약 4조 3676억 원)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