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물을 철거할 때 규모나 높이에 관계없이 적잖은 비용이 드는 해체 허가를 받도록 하는 것은 지나친 규제라는 국민권익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권익위는 22일 철거 건축물의 일정 반경 내에 버스 정류장, 횡단보도 등이 있어도 단층인 농가 주택 등 소규모 건축물이나 높이 5m 미만의 건축물은 해체 허가를 받지 않고 신고만으로 해체할 수 있도록 관련 조례를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건축물관리법에 따르면 2022년 2월 이후 건축물 주변 일정 반경 내에 버스 정류장, 횡단보도 등의 시설이 있는 경우 해체 허가를 받도록 요건이 강화됐다. 건축물 해체 허가는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쳐 허가 여부가 결정되고 해체 공사 착공 신고와 공사감리자 지정 등도 필요해 안전사고 위험성이 있는 건축물에 대해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한 민원인이 6월 1935년께 건립된 지상 1층 주택과 창고가 있는 농가 주택의 철거를 알아보던 중 흙벽 주택을 철거하려면 해체 허가를 받아야 해 상당한 비용이 발생하는 것을 알고 권익위에 고충 민원을 제기했다. 권익위는 다른 지역의 조례 등을 종합 검토해 해당 민원이 발생한 지방자치단체 조례가 ‘반경 기준’만으로 해체 허가를 받게 해 과도한 부담을 유발한다고 봤다. 그러면서 합리적 기준을 적용하거나 소규모 건축물을 해체 허가 대상에서 제외한 다른 지자체의 조례가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유철환 권익위원장은 “공사 현장은 안전이 최우선이지만 안전사고 우려가 없는데도 과도하게 규제하는 것은 국민 부담이 된다”며 “안전에 대한 규제도 국민이 수긍할 수 있게 합리적으로 적용되는지를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