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아파트와 함께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대표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대치우성1차와 대치쌍용2차, 이른바 ‘우쌍’ 아파트가 통합 재건축을 위한 공식 행정 절차에 돌입했다. 이미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재건축 조합들이 사업을 합치는 것은 이번이 국내 최초다. 두 조합은 연내 정비계획 통합을 완료하고 시공사 선정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28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대치우성1차와 대치쌍용2차 재건축 사업 조합은 지난달 강남구에 ‘대치우성1차·쌍용2차 재건축정비사업 정비계획 결정 변경’을 신청했다. 신청안은 두 아파트의 정비 계획을 통합해 최고 49층, 1309가구, 11개 동으로 재건축하는 것이 골자다. 현재 강남구는 정비계획 변경에 대해 관계 기관 협의를 거치고 있다. 이후 주민 공람과 구의회 의견 청취를 진행한 후 11월께 서울시에 정비계획 변경안을 입안할 예정이다.
개별 재건축을 추진하던 우성1차와 쌍용2차는 지난해 9월 통합 재건축에 합의했다. 우성1차는 최고 35층, 712가구로, 쌍용2차는 최고 35층 560가구로 재건축을 진행하는 내용으로 각각 2022년과 2017년에 사업시행인가까지 받은 상태였다. 정비 사업의 ‘8부 능선’이라 불리는 단계를 일찌감치 넘었지만, 두 조합은 사업성과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쌍용2차 조합이 우성1차 조합에 흡수되는 방식으로 사업을 통합하기로 했다. 두 조합은 지난해 12월 각각 총회를 열어 이 내용을 가결하고 새로운 정비계획 변경안을 준비해 왔다.
두 조합은 연내 정비계획 변경과 새 정비구역 지정을 완료하고 시공사 선정에 나설 계획이다. 쌍용2차 조합이 현대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통합 후에는 원점에서 시공사를 물색할 예정이다. 사업시행인가 변경은 2026년에 받는 것이 목표다. 기존에 시공사, 용역사와 맺은 계약은 독립정산제 원칙에 따라 각 조합이 계약 해지에 따른 비용 등을 부담하기로 했다.
한편 강남구는 구의 재건축 지원 전문가 조직인 재건축드림지원TF가 두 조합의 통합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구 관계자는 “사업시행인가 후 통합 재건축을 결정한 것은 우성1차·쌍용2차가 국내 첫 사례인 만큼 법적·행정적으로 모호한 내용이 많아 자문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두 조합은 이미 해산한 쌍용2차 조합의 선거관리위원 지정 방안, 기존 용역업체와의 계약 승계 절차 등에 대해 TF의 자문을 받았다. 구는 이번 사례가 향후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는 다른 지역 조합에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