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사이에 ‘텍스트힙’과 ‘힙불교’가 강력한 키워드가 되면서 불교 관련 서적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 동안 불교 관련 서적의 주 독자층이 50대 이상의 불교 신자 중심이었다면 이제 2030에게 폭넓게 다가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8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MZ세대 사이에서 책을 읽는 게 힙하게 여겨지는 풍조인 ‘텍스트힙’ 현상과 더불어 불교를 힙한 종교로 인식하는 ‘힙불교’ 현상이 확산되면서 불교 관련 서적들이 종합 베스트셀러에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예스24, 교보문고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출간된 코이케 류노스케의 ‘초역 부처의 말(포레스트북스 펴냄)’은 9주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 20위권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2011년 21세기북스에서 출간했던 ‘부처의 말’을 포레스트북스에서 재출간한 책이기 때문에 출판계에서는 익숙한 책이지만 독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특히 지난 달에는 2030세대의 판매량이 전월 대비 20% 이상 늘었다. 불교의 핵심 사상을 함축해 불교 입문의 필독서로 꼽히는 ‘반야심경’ 역시 인기다. 특히 지난 6~8월 기간만 따로 떼 보면 '반야심경'의 구매자 중 2030 비중은 58.6%에 달한다.
불교 서적뿐만 아니라 에세이와 소설로도 불교는 확산세다. 지난 4월 출간된 법정 스님의 에세이 ‘진짜 나를 찾아라’는 2030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법정 스님이 전국을 돌며 진행했던 대중 강연을 묶은 책이다.
세계문학으로 시야를 넓히면 헤르만 헤세가 석가모니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 ‘싯다르타’가 역주행하고 있다. 민음사 관계자는 “올해 세계문학전집에서 헤르만 헤세의 작품 중 ‘데미안’ 다음으로 많이 팔린 것이 ‘싯다르타’”라며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배 이상 뛰었다”고 설명했다. ‘싯다르타’의 경우 민음사, 문학동네, 문예출판사 등에서 출간을 했는데 구매자 연령대를 보면 40대가 31.5%로 가장 높고 이어 30대가 29.8%로 뒤를 이었다. 여성 비중은 62.9%에 달했다.
최근에는 불교가 일상에서 실행할 수 있는 ‘선명상’을 강조하면서 명상 책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고전연구가 조윤제 저자가 펴낸 ‘신독,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의 경우 지난 7월 출간 이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와 더불어 고전에 해당하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곽정은 저자의 ‘마음 해방’ 등이 2030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출판계 관계자는 “처음에 MZ세대들이 힙한 부분 때문에 불교에 관심을 갖게 됐지만 일상 속에서 번뇌를 다스리는 방법의 일환으로 불교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며 “텍스트를 가까이하려는 현상과 더불어 불교 서적이 역주행하는 모멘텀이 마련됐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