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의료용 마약류 의약품을 스스로에게 ‘셀프 처방’하는 사례가 내년 2월 이를 금지하는 법 시행을 앞두고도 예년과 별 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1~5월 의사∙치과의사가 항불안제, 식욕억제제제, 항뇌전증제 등 마약류 의약품을 본인에게 처방한 경우가 5265명, 9940건이라고 1일 밝혔다. 작년 한 해 의사∙치과의사 1만589명이 2만8948건을 셀프 처방한 것과 비교하면 월 평균 비율상 처방 의사 수가 늘었다. 다만 이 수치는 종류별로 이뤄진 처방의 의사 수와 처방 건수를 단순 합산한 것으로 한 번에 여러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해 중복되는 경우를 고려하면 실제 인원과 건수가 다소 줄 수 있다.
2020년부터 올 5월까지 매년 본인 투약이 확인된 의사도 1445명으로 확인됐다. 작년에는 실제 한 의사가 의료용 마약 진통제인 옥시코돈을 스스로 14만 정 처방해 투약한 사례가 적발되기도 했다. 옥시코돈의 1일 복용량 최대치는 24정으로 14만정은 하루에 440정씩 1년 내내 복용해야 하는 양이다.
이러한 오남용을 막기 위해 개정 마약류관리법이 올 1월 국회를 통과해 내년 2월부터 시행 예정이다. 개정안은 의사 등이 마약 도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자신에게 투약하거나 사용할 목적으로 처방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캐나다 등 해외에서도 의사 자신 또는 가족에 대한 마약류의 처방을 금하는 규정을 시행 중이다.
김 의원은 “식약처는 마약류 셀프 처방에 대해 종합적인 점검을 신속하게 실시하고, ‘사전알리미’와 ‘마약류 의료쇼핑 방지 정보망’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계속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