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본사와 서초동 교보타워의 ‘광화문글판’이 2일 가을을 맞아 새 옷을 입었다. 이번 글은 응원의 메시지를 담았다는 설명이다.
이번 광화문글판은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파아란 바람이 불고/가을이 있습니다’라는 글로 채워졌다. 윤동주의 시 ‘자화상’에서 따온 문안이다.
교보생명 측은 “이번 문안은 자기 성찰을 통해 희망을 노래한 윤동주 시인처럼 고단한 현실에 처해 있더라도 더 나은 내일을 꿈꾸자는 의미를 담았다"며 “아울러 스스로를 돌아보는 기회를 갖자는 메시지를 전한다”고 설명했다.
매년 광화문글판 가을편의 글씨체와 배경 등 디자인은 대학생 공모전을 통해 결정된다. 대상 수상자인 홍산하(추계예술대학교·21) 씨는 시 ‘자화상’에서 느껴지는 잔잔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형상화했다. 또 우물에 떨어진 낙엽이 만들어내는 물결은 문안이 사람들에게 위안으로 퍼져 나가는 모습을 표현했다.
이번 광화문글판 대학생 디자인 공모전에는 총 331개의 작품이 출품돼 열띤 경쟁을 벌였다. 교보생명은 대학교수, 디자이너 등의 공정한 심사를 거쳐 대상, 우수상, 장려상 등 총 7점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홍 씨는 “광화문글판은 천마디 말보다 더 큰 힘이 있다”며 “광화문광장을 오가는 많은 이들이게 위로와 위안을 안기는 데 힘을 보탤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광화문글판은 1991년부터 30년 넘게 희망과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번 가을편은 오는 11월 말까지 광화문 교보생명빌딩과 강남 교보타워 등에 걸리며 광화문글판 홈페이지에서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