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의 재무·회계·세무 종사자 10명 중 9명은 담당 업무에 인공지능(AI)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40%는 현재 업무에 AI를 사용 중이거나 도입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한영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 EY한영 AI와 재무의 미래’ 설문조사 결과를 2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국내 기업의 재무·회계·세무 관련 부서 임직원 616명이 참여했다.
설문에 따르면 재무 및 회계·감사 업무에 현재 AI 도입 수준을 묻는 질문에 17%는 이미 AI를 업무에 사용 중이며 23%는 도입을 검토 중이고 60%는 아직 도입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전체 응답자 중 자산규모 2조 원 이상 기업은 50%가, 자산규모 5000억 원 미만 기업은 29%가 AI를 재무 및 회계·감사 업무에 도입했거나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나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적극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18%는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 등을 포함한 생성형 AI(Gen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재무 및 회계·감사 분야에 AI 관련 투자의 필요성에 대다수의 응답자는 공감했다. AI 투자가 필요하다는 응답률은 88%인 반면, 불필요하다는 응답률은 12%에 그쳤다. 하지만 응답자 대부분은 투자를 고려할 때 비용에 대한 부담(65%)을 가장 어려운 점으로 봤다. 그 다음으로 AI 기술에 대한 불확실성(55%), 내부 전문 인력의 부재(51%), 법률 및 규제 위반 가능성(19%)을 꼽았다.
한편, 성공적인 AI 도입을 위해서는 데이터 표준화(67%)와 경영진의 관심과 의지(62%)가 가장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어 내부 전문인력의 양성(37%), AI 전문 컨설팅 법인의 지원(26%), 법률 및 관련 제도 변경(18%) 순으로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광열 EY한영 감사부문대표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국내 기업들이 재무, 회계 분야에 AI 도입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AI 도입으로 인한 다양한 기대효과를 갖고 있으나, 비용 부담 등으로 인해 일부 기업에서만 AI를 도입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AI 도입이 활발해지고 있는 글로벌 추세에 따라 국내 기업들도 머지않아 재무 및 회계 분야 등에 AI를 도입해 업무의 효율성과 재무정보의 신뢰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