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지난 7~8월 건설과 운수 업종은 사들인 반면, 화장품·전력설비주는 내다 판 것으로 확인됐다. 금리 인하에 따라 부동산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고, 글로벌 물동량이 늘면서 두 업종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올 상반기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종목에 대해서는 매물을 소량 팔아치우며 차익 실현에 집중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GS건설(006360)과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의 주식 179만 0856주, 83만 2009주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두 기업에 대한 국민연금 지분은 각각 7.41%에서 9.51%로, 9.61%에서 10.87%로 늘게 됐다. 최근 수도권 부동산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두 종목에 대한 매수를 늘린 것으로 판단된다. 이날 기준 두 종목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33.8%, 54.0%에 이른다. 김기룡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GS건설의 목표주가를 2만 4000원에서 2만 8000원으로 올리며 “지난해 인천 검단 주차장 붕괴 사고로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영업이익 약 3888억 원으로 흑자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도 HDC현산의 목표가를 3만 3000원에서 3만 8500원으로 올렸다. 그는 “사업 규모 총 5조 원 수준의 광운대 역세권 사업이 지난달 30일 노원구에 의해 승인돼 내년 본격적인 이익 성장이 기대된다”며 “주택사업 잔고의 규모나 퀄리티면에서 현재 HDC현산은 주가 전성기로 꼽히는 2015년보다 더 우수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민연금은 건설업종과 함께 CJ대한통운(000120)도 228만 4241주를 새로 사들이며 지분을 10.01% 늘렸다. 오정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유통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마진 압박이 높아지면서 물류 아웃소싱 트렌드가 확대되고 있다”며 “e커머스 내 소비 주기가 짧아지고 있는 점도 호재”라고 짚었다. CJ대한통운은 지난 5월 알리익스프레스와 한국 배송 재계약을 맺었으며 7월에는 신세계의 G마켓 배송도 전담하기로 했다. 해외 배송 물량에 힘입어 지난 2분기 전년 대비 11.5% 증가한 1254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반면 국민연금은 아모레퍼시픽(090430)과 LS일렉트릭(LS ELECTRIC(010120))은 각각 58만 5338주, 21만 3353주를 팔아치웠다. 화장품과 전력설비 주는 지난 4~7월 해외 매출 성과에 힘입어 크게 올랐지만 지난달 5일 ‘블랙 먼데이’ 사태 이후로는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2분기 부진한 실적을 낸 영향도 컸는데, 증권가에서는 부진이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에서 비중국으로 피봇하며 사업 구조 변화 중”이라며 “올해까지 중국은 구조조정으로 연간 1000억 원의 적자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LS일렉트릭도 지난 7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 편입이 확실시되면서 역대 최고가를 올라선 뒤 계속해서 하락세다. 전날도 MSCI 편입 첫날부터 9%대 하락을 보였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 편입 종목은 리밸런싱 시점의 60일 전부터 리밸런싱 당일까지 주가가 오르는 경향이 있다”면서 “편입 직후 해당 종목의 주가가 단기 하락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