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가정·애 없고 대통령 딸”…김문수 장관, 박근혜 뇌물죄 또 부정 발언

인사청문회 땐 반대 근거로 “같은 학년, 나이 같아”

4일 라디오 방송선 “객관적 조건상, 더 돈 모를 것”

“국회만 없으면 장관 할 만”…국회 경시 발언 구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뇌물죄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과정에서 또다시 객관적이지 않은 주관적인 근거를 제시했다. 대법원은 박 전 대통령의 뇌물죄를 인정한 바 있다. 김 장관은 이날 국회를 경시했다고 해석될 수 있는 발언도 했다.

김 장관은 4일 ‘KBS 1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뇌물죄라면 나도 뇌물죄다’란 발언의 의미를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저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더 깨끗하다”고 답했다.



‘뇌물죄가 아니다’란 발언은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당시 장관 후보자였던 김 장관이 자신의 인사청문회에서 한 발언이다. 김 장관은 당시 “박 전 대통령과 우리는(나는) 같은 학년에, 나이도 같고, 같이 쭉 살아왔기 때문에 그 분이 뇌물죄로 구속된다면, 나도 뇌물죄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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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대법원은 2021년 1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의 재상고심에서 징역 20년·벌금 180억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 장관의 발언은 박 전 대통령이 직접 뇌물을 받은 게 아니라 제3자 뇌물죄란 의미로 해석된다. 이 맥락으로 김 장관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인사청문회에서 “역사가 재평가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김 장관은 이날 라디오방송에서도 인사청문회 때처럼 주관적인 판단으로 무죄를 주장했다. 김 장관은 “거기는(박 전 대통령은) 가정이 없고 애도 없다”며 “그런데 저는 애도 있고 또 아내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거기는(박 전 대통령은)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고 또 본인 재산도 상당히 있다, 왜냐하면 그래도 대통령 딸이었다”며 “그런데 저는 아무것도 없다, 객관적인 조건상 저보다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더 돈에 대해서 모르고 또 그런 주문이 있을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장관 전 자신의 발언들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여러 논란을 낳고 있다. 인사청문회 때 일제 강점기 선조의 국적은 일본이라고 한 발언이 대표적인 예다. 야당은 이 발언에 담긴 역사관이 잘못됐다며 김 장관의 해임을 요구하고 있다. 김 장관은 이날 손기정 선수가 일장기를 달고 올림픽에 출전한 예를 들면서 “(당시) 우리나라가 식민지가 돼 나라가 없어져 버렸다”며 “한일합방 조약이 무효로 됐지만, 당시에는 일본 국적을 가지고 올림픽을 뛰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이날 “국회만 없으면 장관 할 만한 것 같다”고 발언해 또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행정부와 입법부의 갈등이 심한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2일 국회 개원식에 불참했다. 1987년 개헌으로 1988년 2월 제6공화국 체제가 들어선 이후 대통령의 개원식 불참은 처음이다. 김 장관은 자신의 청문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참석 일정이 힘들다는 의미에서 한 발언으로 보인다. 하지만 진행자는 “국회 경시 발언이라고 국회에서 문제 제기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장관은 “국회를 너무 중시해서 아주 무겁다”고 부연했다.

세종=양종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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