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대반격 채비' 우크라 내각 쇄신…러는 "핵 독트린 수정" 연일 경고

美설득 앞두고 장관 절반 물갈이

러, 키이우·리비우도 공격 퍼부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연합뉴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대한 대반격을 위해 내각을 전면 개편한다. 전쟁 발발 이후 2년 6개월이 넘어가는 동안 소모전만 이어지자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핵무기 사용 조건을 규정한 ‘핵 교리(nuclear doctrine)’를 수정해 곧 공식화할 것이라고 밝히며 러시아·우크라이나전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3일(이하 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전쟁 이후 가장 큰 폭의 내각 개편을 단행한다.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최측근인 집권 여당 ‘인민의 종’의 다미드 아라카미야 의원은 장관의 절반 이상이 바뀐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이러한 조치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군사적·외교적·경제적으로 압박함으로써 전쟁을 끝내기 위해 미국 등에 지원을 요청하려는 시점에 이뤄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달 유엔총회 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 종전을 위한 향후 계획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우크라이나는 ‘가을 대반격’의 일환으로 최근 러시아 본토를 급습해 점령하고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근처에 대규모 드론 공습을 가하는 등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향해 공세 수위를 높이는 결과만 낳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여름 우크라이나가 대반격전에 실패한 뒤 러시아가 주도권을 잡고 점령지를 넓히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4일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와 폴란드 국경으로부터 70㎞가량 떨어진 서부 도시 리비우에 공격을 퍼부었다. 전날 중부 도시 폴타바에 대공습을 가한 지 하루 만이다. 방공 시스템이 부족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폴타바 공습으로만 최소 51명이 사망하고 271명이 부상을 당하면서 올 들어 가장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에도 경고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서방국가들이 집단으로 유발한 도전과 위협으로 인해 러시아는 핵 교리를 새롭게 수정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이는 서방의 집단적 행동의 결과”라고 말했다. 페스코프는 서방의 집단적 행동에 대해 “러시아와의 대화 거부, 러시아의 이익과 안보 공격, 전쟁이 지속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꼽았다. 그는 “이 모든 것이 러시아에서 고려되고 분석되고 있다”며 “이것들은 곧 공식화될 핵 교리 수정의 기초를 형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페스코프 대변인은 구체적인 변경 사항이나 시기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변수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