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0년 전만 해도 수도권의 파크골프 동호인 수와 인프라는 부울경 등 남쪽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부족한 편이었다.
인구 1000만 명의 경기도에 파크골프를 칠 수 있는 정식 구장은 단 3곳뿐이었고, 전국 규모의 대회를 열 수 있는 곳은 전무했다. 이랬던 경기도는 현재 회원 1만여 명과 구장 45곳을 보유한 지역으로 성장했다. 이처럼 경기도에서 파크골프가 명실상부한 생활스포츠로 탄탄히 자리 잡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 있다. 바로 임재홍(66) 경기도파크골프협회장이다. 어깨동무파크골프는 최근 경기도의 파크골프 저변 확대를 위해 최일선에서 뛰고 있는 임 회장을 만나 도 협회의 다양한 활동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봤다. 임 회장은 “최근 전국 곳곳에서 파크골프 대회가 열리고 있는데 서울경제와 어깨동무가 대회의 질을 확 높여주길 바란다”며 “특히 양평에서 열리는 ‘제1회 서울경제·어깨동무 파크골프 마스터즈 전국 대회(이하 파크골프 마스터즈)’가 많은 동호인들이 기억하는 인지도 높은 브랜드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임 회장과의 일문일답.
-회장께서는 어떻게 파크골프에 입문하셨나
“과거에 허리가 안 좋았다. 의사가 ‘잔디밭을 많이 걸으라’고 했는데, 10여 년 전만 해도 시니어가 집 주변에 걸을 수 있는 잔디밭이라는 게 축구장밖에 더 있겠나. 축구장은 일반인에 개방이 잘 안 되니 운동을 못 하다가 우연히 파크골프를 치는 사람들을 목격했다. 그렇게 파크골프를 시작한 뒤 허리 통증이 많이 나았다. 이후 여러 성과를 내면서 2015년에 70% 득표율로 초대 회장이 됐고 이번이 3선째다. 올해 말에 선거가 있다. 주위에서 4선에 도전하라고 권유하는데, 아직은 모르겠다.”
-경기도파크골프협회장으로서 성과를 꼽자면
“2015년 전국생활체육대축전이 경기도에서 열리는 것으로 확정된 때였다. 당시 경기도에는 대회를 치를 만 한 파크골프장이 없었다. 자칫 파크골프는 다른 도(道)에서 경기를 치러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경기도에서 열리는 대회인데, 파크골프도 당연히 경기도에서 치러야 하지 않겠는가. 대회 1년 전부터 파크골프장 가설계안을 들고 도청과 국토교통부를 쫓아다녔다. 그때는 지금처럼 파크골프가 알려지지 않았던 때인지라 승인 받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그렇게 착공된 것이 바로 양평파크골프장이다.”
양평파크골프장은 지난 2015년 5월 개장했다. 일반 63홀, 장애인 18홀 등 총 81홀 규모의 이 구장은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연 평균 6만여 명이 찾는 양평군의 대표 스포츠 명소로 자리 잡았다.
“구장을 조성할 당시에 경기도파크골프협회도 만들었다. 대회를 치르려면 협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중앙(대한파크골프협회)에서 ‘8개 시군(기초지자체)을 모아와야 도 차원의 협회를 만들 수 있다’길래 8개 시군을 모아서 중앙에 찾아갔다. 그렇게 만들어진 협회가 이제 회원 1만 2807명을 보유한 단체로 성장했다. 제가 협회장으로 취임할 때만 해도 도 전체에 파크골프장은 단 3곳이었는데, 현재는 45곳으로 늘었고 기초지자체 협회도 31개 시군에 모두 생겼으니 그동안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제1회 어깨동무 마스터즈가 양평파크골프장에서 열린다. 설계자로서 구장에 관해 설명해 달라.
“총 81홀로 현재로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장애인파크골프장도 있고 1, 2 구장으로 나뉘어 효율적인 관리와 경기가 가능하다. 일본에서 구장을 둘러보러 오는 등 해외에서도 찾는 구장이다. 경기도의 주요 대회는 모두 이곳에서 열린다고 보면 된다. 처음 만든 구장인데 잘 나온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파크골프 마스터즈가 열리는 1구장의 난이도는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다. 평이해 보이지만 일반 골프장처럼 언듈레이션(지형의 높고 낮은 기복 및 굴곡)도 있어 샷을 살짝 다른 방향으로 틀어도 볼이 빗나갈 수 있다.”
-경기도협회는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협회의 활동을 소개해 달라.
“태국 치앙마이와 깐짜나부리, 파타야 그리고 필리핀에서 파크골프장 설계 문의가 들어와 설계감리를 도왔다. 조만간 파크골프 종주국인 일본도 다녀올 계획이다. 우리는 동호인들이 경기를 즐길 구장이 부족해 문제인데 일본은 신규 회원 유입이 안 돼 구장이 사라지는 추세라고 한다. 지바현 쪽에서 국내 파크골프 동향 등을 문의해서 자문을 해줬고, 이번에는 지바현을 방문해 구장 재설계 등을 도울 예정이다. 그밖에 우즈베키스탄, 몽골, 베트남에서도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아울러 경기도파크골프연수원을 추진하고 있다. 지도자나 심판 기준이 제각각이라 혼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이들을 재교육하는 장소가 필요하다고 본다. 연수원은 그런 장소가 될 것이다.”
-경기도파크골프연수원에 관해 조금 더 상세히 설명해 달라.
“지금의 교육 체계는 입문 교육을 잠깐 받고 파크골프를 치는 식이다. 사실 그렇게 배워도 파크골프의 기본은 할 수 있다. 하지만 지도자나 심판은 다르다. 이들이 알고 있는 기준이 제각각인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들이 동일한 기준을 따를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추진하는 게 바로 경기도파크골프연수원이다. 현재 경기 연천군에 한탄강댐 물문화관과 한탄강파크골프장이 있다. 물문화관을 교육장으로 활용하고, 실습은 한탄강파크골프장을 사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구체적인 활용 방안에 관해 현재 한국수자원공사, 연천군 등과 논의 중이다.”
-파크골프 동호인이 급증하고 있다.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과제들이 있다면.
“우선 전국의 파크골프장을 모니터링하고 개선점을 파악해야 한다고 본다. 구장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다면 파크골프장은 금방 엉망이 될 것이다. 대한파크골프협회에 시설관리팀을 만들고, 시설을 점검하는 인력을 양성해 전국 각지의 구장을 관리해야 한다. 각종 규제를 푸는 일도 중요하다. 파크골프장은 여러 규제에 묶여서 회원 증가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법안 방의 등 국회에 제안하는 일도 필요하다. 아울러 ‘2024 연예인리그’가 준비되고 있는데, 이처럼 관심을 끌 만 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공모사업 전담팀도 필요하다.”
-어깨동무 마스터즈에 참가하기 위해 경기도를 찾는 선수들에게 응원의 한 마디를 한다면.
“양평에 오시는 분들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파크골프 마니아들은 대회 우승을 위해 한 달 전부터 구장 근처에 방을 잡고 연습할 정도라고 한다. 최근에는 상금 규모도 커지면서 젊은 선수들도 많이 참가한다. 어서 양평에 오셔서 부지런히 연습해 원하는 결과를 얻길 바란다.”
-끝으로 파크골프의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어깨동무파크골프에도 한 마디 해 달라.
“최근 여러 곳에서 파크골프 대회가 열리고 있다. 서울경제와 어깨동무 파크골프가 대회 자체의 질을 확 높여주기를 바란다. 대회를 차근차근 잘 준비해 이번 파크골프 마스터즈가 전국의 동호인들이 기억하는 인지도 높은 브랜드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또한 양평파크골프장에서 열리는 1회 대회에 이어 2회와 3회 대회도 가평이나 연천 등 경기도의 다른 구장과 함께 해나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