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일·가정 양립' 한발 더…'경단' 엄마 줄고 '육휴' 아빠 늘었다

■여가부 '통계로 본 남녀의 삶'

男 육휴 8년새 5배 늘어 28% 차지

경단녀는 134만명으로 35% 급감

30대초 女고용률 11%P 뛰어 71%

육아환경 개선에도 초혼 37% 뚝

女임금은 男 70% 수준…격차 여전





지난해 육아휴직을 이용한 근로자 중 남성 비중이 8년 전보다 5배 늘어 일과 가정의 양립을 존중하는 문화가 직장 내 성공적으로 뿌리내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기혼 여성의 경력단절 수가 3분의 2로 감소하는 등 여성의 고용 실태도 가시적으로 개선됐다. 다만 여성의 임금이 여전히 남성의 70% 수준에 머무르고 성폭력 범죄 발생도 30%가량 늘어나 성평등을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여성가족부가 제29회 양성평등주간(9월 1~7일)을 기념해 발표한 ‘2024 통계로 보는 남녀의 삶’에 따르면 지난해 육아휴직급여 수급자 12만 6000명 중 남성이 28.0%를 차지해 2015년(5.6%)보다 5배 증가했다.

이번 통계는 각 부처에서 공표한 자료를 활용해 △인구와 가구 △노동시장 △일·생활 균형 △경제 상황 △사회 안전망 △의사 결정 △여성 폭력 △건강 △사회 인식 등으로 분야를 나눠 작성했다.



남성 근로자 중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활용한 수는 2015년 170명에서 지난해 2415명으로 11.3배, 유연근무제를 활용한 비율은 같은 기간 4.7%에서 17.1%로 3.6배 증가했다. 남성 육아휴직이 활성화되는 등 긍정적 변화로 ‘직장 내 일·가정 양립 문화에 만족한다’는 비율은 여성 35.1%, 남성 34.9%로 2017년 대비 11.5%포인트, 13.6%포인트 증가했다. 다만 육아휴직 사용자 중 72%,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 사용자 중 89.6%가 여성일 정도로 여전히 여성이 육아를 맡는 경우가 월등히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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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고용 실태도 대폭 개선된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 고용률(15~64세)은 61.4%로 2015년 55.7% 대비 5.7%포인트 늘었다. 특히 30대 초반 여성 고용률은 59.6%에서 71.3%로 11.7%포인트 증가했다. 기혼 여성 가운데 출산·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 수도 2015년 207만 3000명에서 134만 9000명으로 34.9% 줄었다. 전체 기혼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21.7%에서 17.0%로 줄었다.

고용 부문의 성평등이 개선되면서 낮은 임금을 받는 여성 근로자 비율도 대폭 줄었다. 저임금(중위 임금의 3분의 2 미만) 근로자 비율은 여성 19.0%, 남성 9.8%로 각각 12.7%포인트, 3.5%포인트 감소했다. 다만 여성 임금 금로자의 시간당 임금(1만 8502원)은 여전히 남성(2만 6042원)의 71%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2010년(61.6%) 대비 9.4%포인트 개선된 수치다.

육아 환경은 개선됐지만 저출생 현상이 심화되면서 결혼은 줄고 1인 가구는 늘어나는 양상이 두드러졌다. 초혼 건수는 14만 9000건으로 2015년 23만 8000건 대비 37.2% 급감했다. 평균 초혼 연령은 여성 31.5세, 남성 34.0세로 각각 1.5세, 1.4세씩 상승했다. 반면 1인 가구는 782만 9000가구로 일반 가구의 35.5%를 차지해 같은 기간 50.5% 증가했다. 연령대별로 남성 1인 가구는 30대(21.8%), 여성은 60대(18.6%)가 많아 성별 간 세대 차이를 보였다.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디지털 성범죄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22년 기준 디지털 성범죄 발생 건수는 총 1만 9028건으로 이 중 비중이 가장 큰 ‘통신 매체 이용 음란(1만 563건)’은 2015년 1130건에서 7년 만에 9.3배나 늘었다. 성폭력 범죄도 같은 기간 2만 9539건에서 4만 515건으로 32.6%나 증가했다.

한편 이날 사단법인 여성리더네트워크와 한국오가논은 선진국에 비해 10% 이상 낮은 여성 고용률을 높이기 위한 방법을 주제로 ‘제4회 여성리더네트워크’를 개최했다. 발제자로 참석한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저출생 심화로 이미 15~64세 생산연령인구가 20년간 매년 30만 명씩 감소하고 있다. 25~64세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2030년까지 스웨덴 수준으로 개선한다면 2035년까지 2500만 명대의 생산연령인구 규모 유지가 가능할 것”이라며 저출생 시대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성 고용률을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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