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명절땐 응급신고 40% 급증…문 여는 병원 늘리고 전담관도 지정

[지자체 추석 연휴 비상 진료대책 가동]

서울시, 병·의원 및 약국 설 대비 1.5배 확대

인천시, 응급환자 대비 전담 책임관 지정

대구시, 전년 대비 병·의원 13곳 확대 운영

연휴 때 119구급 상담 급증…추석연휴 비상

정부, 비상의료관리상황반·전담책임관 지정

대통령실 1급 비서관들 지역응급센터 파견

5일 주 1회 성인진료 중단을 알린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 관련 안내문이 설치되어 있다. 연합뉴스5일 주 1회 성인진료 중단을 알린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 관련 안내문이 설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추석 연휴를 10여 일 앞두고도 의정갈등이 봉합되지 않으면서 지방자치단체마다 비상이 걸렸다. 아주대병원·이대목동병원 등 대형병원이 응급실 축소 운영에 들어가면서 연휴동안 응급진료가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지자체와 정부는 병원·약국 운영을 늘리고 전담책임관을 배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의료진 공백이 해소되지 않아 '응급실 뺑뺑이’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추석 연휴기간 문 여는 병·의원과 약국을 올해 설 대비 1.5배 수준인 1800여 개로 늘린다고 5일 밝혔다. 시내 응급의료기관(49개소)과 응급실 운영병원(20개소) 등 총 69개소를 평소같이 24시간 운영한다. 서울 25개 자치구 보건소와 7개 시립병원은 경증환자 응급진료반을 운영한다.

경기도도 추석연휴기간 의료 공백 장기화에 따른 도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한다. 수원·이천·안성·의정부·파주·포천 소재 경기도의료원 6개 병원을 포함해 응급의료기관을 24시간 상시 운영한다. 응급진료 상황실을 통해 문 여는 병·의원, 약국 안내 등 응급진료 민원에 대응할 예정이다.



인천시는 오는 11일부터 25일까지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한다. 응급환자 발생에 대비해 시내 응급의료기관 21곳과 응급의료시설 4곳에 1대1 전담 책임관을 지정한다. 경증환자로 인한 응급실 과밀을 해소하기 위해 응급의료기관이 아닌 병·의원과 약국을 대상으로 당직 의료기관, 코로나19 발열클리닉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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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역시 의료대란에 대비해 경북대병원·계명대동산병원 등 6개 응급의료센터 의료진을 보강한다. 추석 당일 문을 여는 병·의원을 지난해보다 13곳 늘어난 55곳으로 확대하고 구·군 보건소도 비상 진료체계를 유지한다.

지자체마다 비상이 걸린 이유는 연휴에는 진료기관을 찾기 어려워 평소보다 구급신고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추석은 의료공백 사태까지 겹쳤다. 소방청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추석연휴 일 평균 119신고전화 접수 건수는 4만 2731건으로 평상시(3만 2753건)보다 약 1만 건 많았다. 연휴기간 병‧의원 및 약국 안내, 응급처치 등 안내요청 건수가 38.7%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특히 2022년 추석 연휴기간 전국 소방본부 119구급상황관리센터를 통해 이뤄진 상담 건수는 하루 평균 6926건으로 평상시 (4980건)의 약 1.4배를 기록했다.

연휴가 가까워질수록 '응급실 뺑뺑이’ 우려는 증폭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응급실 진료 제한 메시지 표출현황’ 전수조사 결과를 보면 전공의 집단사직 후 진료 제한 메시지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만 3000여 건 늘었다.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에 띄우는 진료 제한 메시지는 응급실 처치 뒤 후속 진료가 불가능한 상황을 나타낸다.

지난달 병원들이 띄운 응급실 진료 제한 메시지는 1만 61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39건 늘었다. 그 중 전문의 부재 등 의료인력 사유가 3721건(35.1%)을 차지했다. 김 의원은 “추석 명절에는 사건·사고가 잦아 응급실을 찾는 환자들이 더욱 늘어날 텐데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대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정부는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지자체장을 반장으로 하는 비상의료관리상황반을 설치·운영하고, 전국 409개 응급의료기관별 1대1 전담책임관을 지정해 문제 상황이 발생하면 적시에 조치하기로 했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정부와 지자체는 모든 가용자원을 총동원하고 의료기관과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전국 17개 광역시·도 권역응급의료센터에 대통령실 1급 비서관들을 파견해 현장 목소리를 듣는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도 경기도 의정부성모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찾아 가용 자원을 우선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부는 추석 대비 응급의료 특별대책을 수립하고 지자체에 비상의료관리상황반을 설치해 대비하도록 하고 있다”며 “정부 부처의 보고를 받는데 그치지 않고 대통령실이 직접 의료 현장을 챙기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창영 기자·안경진 의료전문기자·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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