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체조선수 출신 연인과의 관계에서 아들 두 명을 두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 더선 등 외신들은 러시아 반체제 인사인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가 운영하는 조사 단체 '도시어 센터'의 보고서를 인용해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도시어 센터가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는 푸틴 대통령이 전 러시아 리듬체조 국가대표 알리나 카바예바와의 사이에서 아들 두 명을 두고 있으며 큰 아들 이반은 9세, 작은 아들 블라디미르 주니어는 5세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반은 2015년 봄 스위스 루가노에서, 블라디미르 주니어는 2019년 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각각 태어났으나 정확한 생일은 가족들만 알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푸틴 가족이 고용한 직원 한 명의 도움으로 작성됐다는 이 보고서는 푸틴 아들 형제의 구체적인 일상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 이들은 모스크바 북서쪽 발다이 호수 근처의 푸틴 대통령의 저택에서 외부와의 교류 없이 가정교사, 유모, 경비대 장교들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 아버지처럼 전용 머그잔으로만 음료를 마시며 정오 무렵에 식사한 후 낮잠을 자고 수업과 스포츠 활동을 한다.
장난감 중에는 엄청난 규모의 레고 세트가 있고 이반은 디즈니 영화의 캐릭터를 흉내 내 아버지를 짜증나게 한다는 내용도 보고서에 담겨 있다. 형제는 2~3월에는 동계올림픽을 위해 개발된 크라스나야 폴랴나 지역으로 이동해 스키를 배우고, 7∼8월에는 핀란드만, 흑해 연안, 러시아 북부 호수에서 호화요트를 타며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보고서에는 푸틴 대통령과 카바예바가 올해 입주 영어 교사를 구하는 광고를 부유층 가정에서 일할 직원을 찾는 인터넷 사이트에 게시했다는 내용도 있다. 도시어 센터는 푸틴 대통령이 과거에는 영국, 뉴질랜드 출신 직원을 고용했지만 현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처럼 러시아에 우호적인 국가 출신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두 아들에 대해 직접 언급한 적이 없지만 최근 시베리아 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 가족 중 어린 아이들은 중국어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큰 아들 이반은 아버지가 자신이 태어났을 때 너무 기뻐서 "만세, 마침내, 남자아이!"라고 외쳤다는 일화를 가정교사와 경호원들에게 여러 번 말했다고 한다.
센터에 따르면 두 아들의 이름은 러시아 공식 출생 기록에서 확인할 수 없고, 스파이나 증인을 보호하는 프로그램이 제공하는 유형의 '위장 문서'로 신분을 감추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인정한 적은 없지만 그는 전처인 류드밀라와의 사이에서 두 딸 마리아 보론초바(39)와 작은딸 카테리나 티호노바(37)를 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딸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거의 없었다가 지난 6월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에서 연사로 참가해 주목 받았다. 푸틴 대통령은 다른 여성과의 사이에 루이자라는 딸을 뒀다는 소문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