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에서 중대장이 병사들에게 가혹 행위를 했다는 의혹이 나와 군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해병 모 부대 중대장이던 A중위는 지난달 16일 오전 B일병과 C상병 등 병사 2명을 중대장실로 부른 뒤 스프레이 형태 살충제를 분사했다. 이때 라이터로 불을 붙여 생긴 화염이 B일병의 얼굴 가까이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청원 휴가를 나온 B일병은 연합뉴스에 “제 얼굴 1∼2㎝ 앞까지 화염이 온 것 같다"며 "신속하게 몸을 피하지 않았으면 얼굴에 큰 화상을 입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B일병에 따르면 당시 A중위는 이들에게 계급에 따른 부조리 여부를 물었고, 중대원들이 '없습니다'라고 대답하자 이 같은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B일병은 사건 발생 엿새 만인 지난달 22일 자신의 부모님을 통해 부대 측에 해당 사실을 알렸다. 조사에 착수한 군사경찰은 피해자인 B일병을 불러 조사했고 다른 중대원들을 상대로 추가 피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B일병은 30여명의 중대원 중에서 A중위에게 가혹 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한 병사가 6∼7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A중위가 병사의 머리나 배에 개인 화기로 지급받은 K5 권총을 겨누며 방아쇠를 당기는 행위를 한 경우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중대원에게 욕설과 폭언을 하거나 군부대 점심 메뉴로 나온 마늘과 쌈장의 많은 양을 한입에 넣게 하는 등 가혹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군사경찰은 피해자 진술 등을 토대로 조만간 A중위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A중위가 타지역으로 전출한 뒤 신고가 접수돼 가해자와 피해자는 분리 조치 됐다"며 "법과 규정에 따라 A중위를 엄정하게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B일병 가족은 해당 부대의 미흡한 대응을 지적했다. B일병 어머니는 "군사경찰 조사 외에 병원 상담 등은 하나도 이뤄지지 않은 채 업무만 시켰다"며 "부대 내에서 피해자의 인권을 전혀 보호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현재 청원 휴가를 나온 B일병은 군 병원에서 정신과 상담을 받고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