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는 지난 8월 메르세데스-벤츠의 고성능 자동차 브랜드인 AMG GT 쿠페에 타이어를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AMG GT쿠페는 최고출력 585마력의 4륜 구동 스포츠카다. 강력한 성능을 앞세워 세계 최고의 레이싱 대회인 포뮬러1(F1)의 세이프티카(통제 차량)을 담당하기도 했다.
AMG가 한국타이어를 선택한 배경에는 공급되는 타이어의 성능에 있다. 한국타이어가 AMG GT 쿠페의 신차용 타이어로 공급하는 제품은 초고성능 슈퍼 스포츠 타이어 ‘벤투스 S1 에보 Z다. 그런데 한국타이어는 이 제품에 다시 AMG GT 쿠페의 고성능에 적합한 맞춤형 타이어 패턴을 개발해 적용했다. 한국타이어는 “제품의 대표적 특징 중 하나는 넓은 트레드 디자인으로, 특수 설계 패턴과 함께 우수한 안정성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의 맞춤형 타이어 개발이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그룹이 앞으로 신형 타이어 개발에 인공지능(AI)를 도입하기로 밝히면서다. 한국앤커퍼니그룹은 6일 타이어 개발을 위해 국내 AI 전문 기업 마키나락스와 타이어 패턴 디자인에 적용할 생성형 AI 모델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타이어의 패턴은 성능과 승차감, 제동력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이자 디자인이다. 주행방향으로 패어있는 메인 그루브(Groove)는 타이어의 접지력을 좌우하는 배수 성능을 결정하고 가로방향으로 뻗은 그루브는 소위 노면을 움켜 잡는 ‘그립력(Grip力)’에 큰 영향을 미친다. 얇은 선들로 새겨진 사이프(Sipe)는 소음, 승차감과 큰 관계가 있다. 타이어 패턴을 어떻게 디자인하는지에 따라 성능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패턴 개발 역량은 타이어 회사의 핵심 경쟁력이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AI를 활용해 타이어 개발 역량을 한층 끌어올릴 계획이다. 우선 AI를 활용해 타이어 패턴의 성능 및 디자인 요소부터 정립할 예정이다. 외부 데이터 수집 기술을 개발해 AI가 타이어 패턴 디자인을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다. 이를 통해 연구개발(R&D), 디자인, 마케팅 등 부문별 담당자가 제품 개발 단계에서 정보를 쉽고 편하게 얻을 수 있도록 통합 데이터 베이스도 구축할 방침이다. 이번에 한국앤컴퍼니그룹과 계약한 AI 전문기업 마키나락스는 제공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패턴 디자인 생성형 AI 모델을 개발하기로 했다.
타이어패턴 개발에 AI 모델이 도입되면 기존의 개발 기간이 절반으로 단축될 것으로 한국앤컴퍼니는 내다보고 있다. 동시에 특정 차량에 맞춤형으로 설계된 타이어 패턴 개발도 가속화된다.
김성진 한국앤컴퍼니그룹 디지털전략실장은 “생성형 AI가 개인의 업무 생산성 뿐만 아니라 기업 업무 단위에서 중요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한국앤컴퍼니그룹은 비즈니스 경쟁력을 강화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사내 데이터 및 업무 프로세스에 AI를 추가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앤컴퍼니그룹은 ‘데이터·AI 드리븐 전략’을 세우고 2019년부터 KAIST,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AI·빅데이터 전문 기관과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화형 AI 서비스 △번역 전문 서비스 △사내 메신저 AI 번역 서비스 등 생성형 AI 기반 사내 디지털 서비스 3종도 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