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모의고사인 9월 모의평가(모평)가 국어·수학·영어 영역 모두 6월 모평보다 쉬웠다는 분석이 나왔다. 입시 업계 전문가들은 9월 모평이 다소 변별력이 떨어지는 시험이었다는 점을 고려해 대학 수시 원서 접수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8일 한국교육방송공사(EBS)가 9월 모평을 응시한 수험생 448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수험생의 37.6%가 이번 시험의 난도가 ‘쉬웠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27.0%는 시험이 ‘약간 쉬웠다’고 했고 10.6%는 ‘매우 쉬웠다’고 평가했다.
시험의 난도가 ‘보통’이라고 느낀 수험생의 비율은 33.6%였다. 수험생의 21.1%는 ‘약간 어려웠다’고 했고 7.7%는 ‘매우 어려웠다’고 답했다.
영역 별로 살펴보면 수험생의 32.9%는 국어가 ‘약간 쉬웠다’고 답했고 26.7%는 ‘매우 쉬웠다’고 했다. 수학 영역은 ‘보통이었다’고 답한 수험생이 32.6%로 가장 많았고 25.9%는 ‘약간 쉬웠다’고 했다. 영어 영역에서도 ‘보통이었다(37.8%)’는 평가가 주를 이뤘고 ‘약간 어려웠다(29.0%)’는 의견도 있었다.
입시 업계도 9월 모평이 ‘불수능’ 논란이 일었던 지난 6월 모평보다 국어·수학·영어 모두 평이한 수준이었다고 분석했다. 진학사가 예상한 표준점수 최고점은 국어 131점, 수학 139점이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통상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하락하면 높아지고 시험이 쉬우면 떨어진다. 보통 140점 이하이면 평이한 시험으로 통한다.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 국어와 수학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각각 148점, 152점이었다.
입시 전문가들은 오는 9일부터 시작되는 대학 수시 원서 접수 때 9월 모평 성적 뿐 아니라 6월 모평 등 다른 여러 성적 지표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9월 모평이 쉬웠던 탓에 실제 자신의 실력보다 성적이 높게 나올 가능성이 높은데, 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과감하게 상향 지원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11월 본수능에서는 상위권 졸업생(N수생)의 유입 등을 고려해 난도를 높여 변별력을 확보할 공산이 크다고도 입시 업계는 보고 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학생들은 보통 6월과 9월 모평 성적을 바탕으로 정시로 갈 수 있는 대학의 범위를 정한 뒤 수시 원서를 상향 지원한다”며 “그러나 올해는 9월 모평의 변별력이 크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 수시 전략을 신중하게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평가원이 본 수능에서 영어와 수학 영역은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난도로, 국어는 올해 6월 수준으로 낼 가능성이 높아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